이냐시오 성인은 시리아의 안티오키아(현재는 터키의 안타키아)에서 태어나 그곳의 주교가 되었다. 요한 사도의 제자였다고도 하는 그는 초대 교회의 중요한 지역이었던 안티오키아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110년 무렵 로마에서 순교하였다. 이냐시오 주교는 안티오키아에서 로마로 압송되는 도중 들르는 곳마다 신자들에게 편지를 보냈고, 그 편지들은 지금까지 보존되어 초대 교회의 신앙생활에 관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갈라 2,19-20 참조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으니,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사시는 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노라.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거룩한 순교자들의 신앙 고백으로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를 영광스럽게 하시니 순교로 불멸의 월계관을 받은 복된 이냐시오를 본받아 저희도 굳센 믿음으로 영원한 구원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바오로 사도는,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이므로 성령을 따라가자고 한다(제1독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 교사들의 잘난 체하는 위선적인 행동을 나무라시며 그들을 불행하다고 하신다(복음).
<그리스도께 속한 이들은 자기 육을 욕정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갈라티아서 말씀입니다. 5,18-25
형제 여러분, 18 여러분이 성령의 인도를 받으면 율법 아래 있는 것이 아닙니다.
19 육의 행실은 자명합니다. 그것은 곧 불륜, 더러움, 방탕, 20 우상 숭배, 마술, 적개심, 분쟁, 시기, 격분, 이기심, 분열, 분파, 21 질투, 만취, 흥청대는 술판, 그 밖에 이와 비슷한 것들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이미 경고한 그대로 이제 다시 경고합니다. 이런 짓을 저지르는 자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차지하지 못할 것입니다.
22 그러나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 평화, 인내, 호의, 선의, 성실, 23 온유, 절제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막는 법은 없습니다. 24 그리스도 예수님께 속한 이들은 자기 육을 그 욕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25 우리는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이므로 성령을 따라갑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시편 1,1-2.3.4와 6(◎ 요한 8,12 참조)
◎ 주님, 당신을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이다.
○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
○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
○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 ◎
요한 10,27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 알렐루야.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42-46
그때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42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박하와 운향과 모든 채소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하느님 사랑은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한 십일조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바로 이러한 것들을 실천해야 한다.
43 불행하여라, 너희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회당에서는 윗자리를 좋아하고 장터에서는 인사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44 너희는 불행하여라! 너희가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그 위를 밟고 다니면서도 무덤인 줄을 알지 못한다.”
45 율법 교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희까지 모욕하시는 것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46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 율법 교사들도 불행하여라! 너희가 힘겨운 짐을 사람들에게 지워 놓고, 너희 자신들은 그 짐에 손가락 하나 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주님, 복된 이냐시오가 순교로 그리스도의 밀알이 되어 주님께 깨끗한 빵을 봉헌하였으니 저희가 정성껏 바치는 이 제물을 받아 주소서. 우리 주 …….
나는 그리스도의 밀알이다. 짐승들의 이빨에 가루가 되어 깨끗한 빵이 되리라.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주님, 복된 이냐시오의 천상 탄일에 하늘의 양식을 받아 모셨으니 저희가 새로운 힘을 얻어 말과 행동으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은 사랑과 기쁨의 열매, 온유와 절제의 열매를 맺습니다. 욕정에 따라 사는 사람은 시기와 질투, 분쟁과 격분의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께 속한 우리는 욕정과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이기에 성령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겸손과 의로움, 사랑과 진실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바리사이들의 불행을 지적하십니다. 타인에게 엄격하지만 자신에게 관대하면서 여러 가지 일탈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위선의 탈을 벗고 진솔한 삶을 살도록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는 사도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이행한 분입니다. 성인은 안티오키아에서 베드로 사도, 에보디오를 잇는 세 번째 주교입니다. 어린 나이에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성인은 폴리카르포와 함께 요한 사도의 가르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성인은 자신을 ‘테오포로’, 곧 ‘하느님을 공경하는 자’로 불렀습니다. 성인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하느님의 밀알’이 되고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되기를 원하였습니다.
성인은 로마 황제 트라야누스 시대에 일어난 박해로 로마로 압송되어 110년경에 순교합니다. 예로니모 성인은 이냐시오 성인이 사자의 먹이가 되었다고 언급하고,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그의 순교 장소가 콜로세움이라고 전합니다.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참다운 제자가 되는 길을 보여 준 성인은 ‘가톨릭 교회’라는 말을 사용하며 보편 교회의 진면모를 알려 주었습니다. 우리는 고난과 희생을 기꺼이 주님께 바친 성인의 삶을 본받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류한영 베드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