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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십자가를 안테나로!
   2014/09/14  9:15

주: 성십자가 현양축일을 맞이하여 지난 2003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십자가를 안테나로!

 

  십자가를 안테나로!

  제가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나 편지를 쓸 때도 항상 "십자가를 안테나로!"라는 문구를 쓰고 있자, 그 의미와 사연(?)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약 25년전의 대학시절, 제가 아마추어무선(HAM)에 미쳐 무엇이든지 보기만 하면 그것이 안테나로 보였던 시절에 어느 피정에서 십자가를 묵상하면서 "십자가는 완전한 안테나"라는 것을 깨달은 이후부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가톨릭아마추어무선사회(마르코니회)를 창립하기도 했지요.  아직도 여러가지로  부족한 십자가에 관한 묵상이지만 함께 나누고 싶어 올립니다. 가브리엘통신

 

1. 고유한 안테나들

    마르코복음(6,17-29)을 묵상하다가 저는 ’세례자 요한은 멋진 안테나를 가졌구나’하고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참수 순교는 제가 보기에 ’파라볼라(접시, 쟁반) 안테나’ 였기때문입니다. 세자 요한의 머리를 담은 쟁반은 참혹하긴 하지만 주님을 증거하고 복음을 전하는 멋진 신형 안테나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로마의 성요한 라테라노 대성당에 갔었는데 성당 안에 12사도의 큰 성상이 쭉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은 순교하실 때의 형구도 함께 조각이 되어 있었습니다. 즉, 거꾸로 십자가에 매달린 베드로 사도(G.P. 안테나), X자 십자가에 매달린 안드레아 사도(C.Q.안테나), 손가락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확인했던 토마 사도(LOAD안테나)... 하지만 예수님은 우리가 베드로 안테나, 안드레아 안테나를 가지고 따라 오는 것을 원하지 않으시고 각자가 자기 십자가, 즉 자기 안테나를 지고 따라오라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에 일본의 야기씨가 야기 안테나를 개발하였듯이, 우리는 각자 삶의 상황과 영성에 맞는 자신의 고유한 십자가 즉, 안테나를 연구 개발해야겠습니다. 즉 병원의 의사라면 청진기 안테나, 간호사라면 주사 안테나등...

 

2. 십자가는 안테나!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마태 16, 24)고 말씀하신 것도 우리는 다양하게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십자가에 대해 좋은 비유들을 많이 들었었지요. 즉 ’십자가는 우리가 그것을 지고 가다가 강을 만나면 그 십자가를 강에 걸쳐놓고 건너가는 다리’이니 버리거나 잘라서는 안된다. 또는 ’십자가는 천국의 열쇠’이니 버려서는 안된다. 등등...말입니다.

 

  저는 ’십자가를 감히 하느님과 이웃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안테나’라고 하고 싶습니다. 십자가의 세로축이 하느님과 인간을 이어주고, 가로축은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그런 매개체로서 말입니다. 요즘은 누구나 휴대폰, 무전기를 가지고 다니니, 그 안테나의 원리나 그 중요성에 대해 제가 새삼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안테나없이 무전기나 휴대폰 통화가 불가능하듯이, 십자가없이 우리의 하느님과의 통화, 이웃과의 통화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골고다 산에서 십자가 안테나를 통하여 하느님와 모든 죄인들을 이어주는 중재자(중계기?)가 되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사도 바오로는 그동안 자신이 사용하였던 수많은 안테나들(신분, 학벌,지식, 재산등...)을 버리고 십자가 안테나를 선택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유다인들은 기적을 요구하고 그리이스인들은 지혜를 찾지만 우리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선포할 뿐"(1고린1,23)이라며 "나는 십자가밖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다"(갈라6,14)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십자가의 이치가 한낱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하지만 구원받을 우리에게는 하느님의 힘입니다"(1고린1,18)라는 사도 바오로의 신학적인 결론을 들을 수 있습니다.

 

  3. 매칭(일치)

    안테나와 본체(무전기나 휴대폰등...)간의 매칭이 필요하듯이 우리 각자가 지고 가는 십자가도 삶의 자리 즉 본체와의 매칭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와 그 모습이 다르듯이 우리 각자의 십자가도 즉 삶의 자리, 공동체, 상황에 따라 그 모양과 재질, 길이, 굵기 등이 정해져야하고 또 조정이 필요합니다. 마치 안테나의 길이, 굵기 등에 따라 임피던스가 달라지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기도와 신앙생활, 신앙체험, 영적지도, 양성등을 통해 이 십자가를 조정하여 삶의 자리와 일치시키고 있습니다.

 

 

4. 십자가에 가까이

   안테나는 피뢰침과 같이 접지효과도 있어 보호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보호각 아래 건물이 보호를 받듯이 십자가 아래에 있는 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모님과 예수님을 사랑하는 제자들이 그 십자가에 가까이 감으로 인해 구원을 받았고 또 그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그들로부터 많은 위로를 받으십니다(요한19,25-27참조). 그리고 안테나가 주변에 있는 물체에 따라 그 효율이 달라지듯이 십자가는 누가 그 주변에 있느냐에 따라 그 효율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즉 안테나와 물체와의 거리에 따라 안테나의 유도성, 용량성등이 달라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수님이 달리신 십자가에 가까이 가신 성모님과 사랑하는 제자들은 그 십자가의 효율을 극대화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존재가 십자가 구원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물론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이 결정적이고 완전한 것이지만 우리의 참여도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5. 말씀에 접지하여

   안테나를 어디에 접지하는냐에 따라 안테나가 벼락에 피해를 입지 않거나 또 그 안테나의 효율은 달라집니다. 잘 접지된 안테나는 거울효과에 의해 절반의 길이, 높이로 동일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에 말씀에 뿌리를 내리는 접지, 즉 말씀접지(물론 실천이 수반되는)는 그 십자가의 효율, 즉 선교의 효율을 높이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좋은 땅에 뿌려진 씨가 많은 열매를 맺듯이 말입니다.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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