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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야에 비친 얼굴 (안드레이 루블료프)
   2015/07/02  13:7
 지거_괴더.jpg


주: 지난 두 달간 대구시내 봉산동 문화공간 G에서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있었던 ‘영화로 본 화가들’ 문화강좌의 마지막 강의는 ‘러시아의 수도자요 화가였던 안드레이 루블료프’에 관한 영화였는데 약 3시간의 장편영화라 2배속도로 급히 본 영화에 등장하는 그분의 작품 ‘성모자상’, ‘삼위일체’ 등을 감상하다가 갑자기 독일사제 지거 괴더의 작품들도 생각나 지난 2005년에 쓴 글을 올려봅니다.^^*


                                <대야에 비친 얼굴>


  십자가를 안테나로!

  성주간을 맞이하여 영화피정을 할 겸해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그리스도의 수난)을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에서 골고다언덕까지 가는 마지막 12시간동안의 수난과정을 극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예수님의 십자가형이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에 의한 것으로 비춰져 ’반유대주의’논쟁을 일으키며 제작초기부터 엄청난 수난(?)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티칸 교황청에서 영화를 직접 보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이 영화는 성서에 있는 사실을 그대로 표현한 작품이다"라고 평을 하셔서 논란의 대상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작품입니다.


   영화내용과 감상소감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들이 글을 올리셨기 때문에 생략하고 저는 다만 로마인 총독 빌라도가 ’예수의 죽음에 대하여 자신은 상관없다’라며 손을 씻는 대야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빌라도의 보고서’와 성서에 의하면 빌라도는 예수님의 무죄를 알고 석방하고 싶었지만 유대인들의 폭동에 대한 우려와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사람들의 협박(예수님을 살려주면 로마 황제에 대한 불충이라고...)에 굴복하여 결국 예수님의 사형을 집행하게 합니다.


   독일출신의 화가이자 사제인 지거 괴더는 특별한 성화를 많이 그리셨습니다. 그중에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는 예수님의 얼굴이 대야에 비치게 한 성화와 우물가에서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청하신 예수님의 얼굴이 우물 속에 비치게 한 성화가 이 영화 특히 빌라도가 손을 씻는 장면에서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이 장면을 지거 괴더가 그의 영감으로 그린다면 빌라도의 대야에 예수님의 얼굴을 비치게 그리지 않을까요?


 아마 지거 괴더는 우리가 직접 예수님의 얼굴을 보는 것보다 물에 비친 모습을 통해 그분의 진실을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왜냐하면 진리 그 자체이신 예수님을 바로 눈앞에 두고도 세속적인 또 정략적인 목적에 눈이 먼 빌라도는 예수님께 오히려 "진리는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인도의 노숙자들과 죽어가는 환자들을 간호하고 환부를 씻어주는 대야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발견한 마더 데레사 수녀님처럼 우리도 형제들의 발을 씻어주는 대야에서 그분의 얼굴을 발견하도록 노력하기를 바라면서 러시아정교회의 수도자요 화가였던 안드레이 루블료프의 삶을 그린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감독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영화 ‘안드레이 루블료프>


   15세기, 타타르 제국의 침략을 받은 격동기의 러시아. 수도사인 안드레이, 다닐, 키릴은 먹을 것이 전혀 없고 안전이 보장되지 않아 일을 찾아 수도원을 떠난다. 각지를 떠돌아다니던 그들은 전쟁과 약탈, 강간과 살인 등 참혹한 현실과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성상화(이콘)의 대가 테오판을 만나게 되고, 테오판은 우직한 안드레이를 제자로 선택한다. 그러나 안드레이는 수도원 밖의 현실, 용서와 구원에 대한 내적갈등으로 더이상 성화와 벽화를 그릴 수가 없어 한동안 방황과 고민을 한다...


                              <말씀에 접지하기; 요한 20, 7>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http://cafe.daum.net/ds0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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