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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담화] 2018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생태환경위원장 담화
   2018/08/24  11:20

2018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우리에게는 생태적 회개와 절제의 덕이 필요합니다


올해 우리는 많은 본당에서 성시간을 지내는 첫 목요일인 9월 6일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예식을 거행합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2015년에 공동의 집인 지구를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하시며, 전 세계의 모든 신자에게 황폐해지고 파괴되어 가는 피조물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권유하시고, 9월 1일을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로 제정하셨습니다. 이후 교황청 온전한 인간 발전 촉진을 위한 부서는 하느님의 창조를 기억하는 시간(9월 1일부터 프란치스코 성인의 축일인 10월 4일)에 지역 교회 사정에 따라 적절한 날을 정하여 기도 예식을 거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을 지내면서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생태적 회개’입니다. 회개는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이 회개는 그동안 나와 이웃, 나와 하느님의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이웃과 하느님께 잘못한 것을 뉘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자연에 잘못한 것도 뉘우쳐야 합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으로 자연을 파괴하고 돌보지 않은 것도 죄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이는 이웃 사랑과 하느님 사랑이 중요하듯이 자연 사랑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우리가 생태적 회개에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십니다. 특히 신심이 깊고 기도하는 그리스도인들 가운데 일부는 현실주의와 실용주의를 내세워 환경에 대한 관심을 우습게 여기고, 또 일부는 수동적이어서 자신의 습관을 바꾸려고 결심하지 않고 일관성도 없다고 우려하십니다(「찬미받으소서」, 217항 참조). 그런데 신앙생활에서 생태적 회개를 강조하지 않을뿐더러 환경 문제를 선택적이거나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는 사목자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피조물에 해를 끼치는 파괴적 행동, 지나친 소비, 과식, 그리고 무절제한 에너지 남용 등은 우리가 회개하고 고백해야 하는 죄라는 것을 강조해야 합니다.

 

생태적 회개는 ‘절제의 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절제의 덕은 우리가 함부로 소비하거나 낭비하지 않으면서, 모든 피조물과 공생할 수 있는 방식을 배우게 해 줍니다. 이는 물질적 풍요와 극도의 빈곤이 공존하고 있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입니다. 의식적으로 실천하는 절제는 적게 소유하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며, 세속적이 아닌 영성적 차원의 충만을 느끼게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형제적 만남, 봉사, 능력 개발, 음악과 미술, 자연과의 만남, 기도 안에서 내적 평화와 충만을 느낄 수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223항 참조). 생태적 회개가 절제의 덕과 연결되어 성숙해지면, 내 것에 집착하지 않고 적은 것으로 행복해지는 조화로운 생활 양식이 몸에 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우리 사회를 인간다운 사회로 만드는 공동선으로 이끌 것입니다.

 

생태적 회개와 절제의 덕을 모범적으로 실천한 분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입니다. 성인은 하느님의 피조물과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평생을 그들에게 헌신하였습니다. 우리는 성인의 그러한 삶에서 생태적 회개와 절제의 덕이 어떻게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은 우리가 그동안 우리의 형제자매인 피조물들을 무심히 파괴한 것에 대하여 회개하고, 피조물 보호를 위하여 우리의 생활 방식을 변화시킬 것을 다짐하는 시간입니다. 예수님과 함께한 기도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고통받는 형제자매인 피조물과 올바른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지치지 않고 생태적 삶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에 피조물 보호가 우리 신앙인들의 핵심 과제임을 깊이 깨닫고 많은 분이 환경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18년 9월 1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 우 일 주교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와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님의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공동 담화(2017년 9월 1일)

 

창조의 이야기는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도록 해 줍니다. 성경은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인간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보호하는 데에 협력하도록 계획하셨다는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먼저, 창세기에서는, “땅에는 아직 들의 덤불이 하나도 없고, 아직 들풀 한 포기도 돋아나지 않았다. 주 하느님께서 땅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흙을 일굴 사람도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2,5)라고 합니다. 땅은 고귀한 선물과 유산으로 우리에게 맡겨졌으며, 마침내 하늘과 땅에 있는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될 때까지(에페 1,10 참조) 우리 모두는 땅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복지는 피조물 전체에 대한 우리의 보살핌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 세계 역사는 매우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계 역사는 도덕적 타락으로 가는 각본으로 드러나며, 여기서 피조물을 향한 우리 태도와 행동은 하느님의 협력자로서의 우리 소명을 흐려지게 만듭니다. 세상의 정교하고 균형 있는 생태계를 교란하는 우리의 성향, 지구의 유한한 자원을 조종하고 지배하려는 우리의 끝없는 욕망, 시장에서 무한한 이윤을 추구하는 우리의 탐욕, 이 모든 것들은 창조의 본래 목적으로부터 우리가 멀어지도록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자연을 공동의 선물로 존중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우리는 그것을 사적 소유물로 여깁니다. 우리는 더 이상 자연 보전을 위하여 자연과 협력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우리 자신이 건설한 것들을 지탱하기 위해 자연 위에 군림하고자 합니다.


이와 같은 세계관의 결과는 비극적으로 지속됩니다. 인간 환경과 자연환경은 함께 악화되고, 지구의 이러한 악화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기후 변화는, 무엇보다 먼저, 지구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지구의 자원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여야 하는 우리의 의무는 모든 인간과 모든 살아 있는 피조물에 대한 인식과 존중을 뜻합니다. 피조물 보호에 대한 긴급한 요청과 과제는 인류 전체에게 지속가능하고 온전한 발전을 향해 노력하라는 초대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하느님의 피조물에 대한 동일한 관심으로 하나 되고, 지구를 공동의 선으로 인식하여 선의의 모든 사람이 9월 1일에 환경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초대합니다. 이날에, 우리는 고귀한 선물인 피조물에 대하여 사랑이신 창조주께 감사를 드리고 미래 세대를 위해 피조물 보호와 보존에 힘쓸 것을 약속하고자 합니다. 주님이 우리 편에 계시지 않는다면(시편 127-128편 참조), 기도가 우리의 성찰과 거행의 중심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노력은 결국 헛된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기도의 목적은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의 변화를 위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변화하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 약속의 목적은 용기를 내어 더욱 단순하게 살고 연대를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문화적 임무를 맡은 이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고 지구의 울부짖음을 듣고, 소외된 이들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무엇보다 상처받은 피조물의 치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의 간청에 응답하고 세계적 합의를 지지할 것을 긴급히 호소합니다. 일치된 공동의 응답이 없다면, 공동의 믿을 만한 책임이 없다면, 연대와 봉사가 우선되지 않는다면, 생태 위기와 기후 변화의 도전에 대한 진정한 지속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확신합니다.

 

2017년 9월 1일
바티칸과 파나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코흐 추기경과 턱슨 추기경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 발췌
(2015년 8월 6일)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인류가 겪고 있는 생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제일 먼저 우리의 풍부한 영적 유산에서 피조물의 보호에 대하여 열정을 불어넣어 주는 이유에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를 위하여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영성은 인간의 몸이나 자연, 또는 세상 현실에서 분리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과 일치를 이루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찬미받으소서」, 216항)이라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기억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위기는 우리의 깊은 내적 회개를 요청합니다.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생태적 회개입니다. 이는 예수님과의 만남의 결실이 그들을 둘러싼 세상과의 관계에서 온전히 드러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찬미받으소서」, 217항). 이처럼, “하느님 작품을 지키는 이들로서 우리의 소명을 실천하는 것이 성덕의 삶에 핵심이 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 체험에서 선택적이거나 부차적인 측면이 아닙니다”(「찬미받으소서」, 217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