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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랑스 아동 성 학대, 교황 “저와 모두의 수치... 지금은 부끄러워해야 할 때”
   2021/10/13  11:12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6일 수요 일반알현 교리 교육이 끝난 후, 이 자리에 참석한 프랑스어권 순례자들에게 인사하며 프랑스 교회 내 아동 성 학대 피해자들에게 개인적인 친밀감을 표명했다. 앞서 지난 10월 5일 발표된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당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슬픔과 고통을 표명한 교황은 두 번 다시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며 교회가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Amedeo Lomonaco / 번역 박수현

 

교회 내 성 학대의 “끔찍한 현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계속해서 깊은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교황은 10월 6일 수요 일반알현의 말미에서, 전날 ‘프랑스 가톨릭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 이하 독립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를 언급하며 깊은 상처들을 떠올렸다. 독립조사위원회는 지난 1950년부터 현재까지 70년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 학대 피해의 조사 임무를 맡았다. 프랑스 주교회의 및 프랑스 남녀수도자 장상협의회가 의뢰한 이 보고서에서 여러 비극적인 사실이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과 2020년 사이에 적어도 21만6000명의 성 학대 희생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900-3200명의 성직자와 수도자가 아동 성 학대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느님껜 영광을, 우리에겐 수치를”
교황은 바오로 6세 홀에서 열린 일반알현 교리 교육이 끝날 무렵, 프랑스어권 신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이어 성 학대 희생자들과 프랑스 교회를 생각하며 준비된 원고를 내려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희생자들에게, 그들이 겪었던 트라우마에 대한 저의 슬픔과 고통을 표명하고 싶습니다. 저의 수치이자 우리 모두의 수치입니다. 교회가 너무나 오랫동안 이들을 염려의 중심에 두지 못한 무능력 또한 저의 수치입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기도합시다. ‘하느님껜 영광, 우리에겐 수치가 있게 하소서.’ 지금은 부끄러워해야 할 때입니다. 이 순간을 함께하고자 이 자리에 모이신 주교님들과 사랑하는 형제 여러분을 격려하며, 이 같은 비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주교님들과 수도회 장상들이 계속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시련에 직면해 있는 프랑스의 사제들에게 저의 친밀함과 아버지로서의 지지를 표명합니다. 이러한 시련은 힘겹지만 득이 되는 일입니다. 저는 교회가 모두에게 안전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할 책임을 지도록 프랑스 신자들을 초대합니다.”

 

4명의 프랑스 주교와 함께 기도한 교황
교황은 성 학대의 상처를 언급하기에 앞서 네 명의 프랑스 주교들과 함께 침묵 중에 기도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발랑스교구장 이브 미셸(Yves Michel) 주교, 캥페르에레옹교구장 로랑 도냉(Laurent Dognin) 주교, 르망교구장 이브 르쇠(Yves Le Saux) 주교, 리옹대교구의 보좌주교 에마뉘엘 고빌리야르(Emmanuel Gobilliard) 주교다. 고빌리야르 주교는 교리 교육 이후 교황의 언급을 떠올리면서, 지금이 부끄러워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금은 두 번 다시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도하고,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고, 모든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네 명의 프랑스 주교들은 오는 10월 8일까지 열리는 교황청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 성(수도회성)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명의 수녀들과 함께 바티칸에 도착했다.

 


프랑스 주교 4명과 함께 기도하는 교황 (2021년 10월 6일)


고발의 용기
최근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 앗 리미나) 중인 프랑스 주교들의 예방을 받은 교황은 지난 10월 5일 프랑스 가톨릭 교회 내 성 학대 문제에 대한 보고서가 파리에서 공개되자 슬픔과 고통을 표명했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는 교황이 즉시 “깊은 유감과 함께 피해자들과 그들의 상처를 생각했다”며 “고발한 용기에 감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황은 프랑스 교회가 “가장 취약한 자녀들을 위해 주님께서 겪으신 고통과 함께하고, 또한 이 끔찍한 현실을 인식하고 구원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격려하셨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에게 귀 기울이기
독립조사위원회의 장 마르크 소베 위원장은 10월 5일 보고서 발표를 위해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피해자의 편지를 인용하면서, 비록 수면에 드러난 일들이 때로는 “불안정하고 낙심시키는” 것일 수 있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조사가 약 2년 반 동안 진행됐다며, 무엇보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듣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오를레앙교구의 미성년자 보호서비스 공동책임자 겸 성 학대 피해자인 베로니크 가르니에 씨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목소리가 드디어 세상에 울려 퍼졌습니다.” 가르니에 씨는 보고서가 “큰 고통”인 동시에 “큰 안도감”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
“요셉 라칭거-베네딕토 16세” 바티칸 재단 이사회 의장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0월 5일 공개된 보고서를 언급하며 조사의 중요한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 주교회의의 요청이 있었으며 현재 심도 있는 검토가 가능하다”며 “단순히 성 학대뿐 아니라 이와 싸우기 위해 새로운 자격을 갖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9년 바티칸에서 열린 “교회 내 미성년자 보호”에 관한 회의의 진행자이기도 했던 롬바르디 신부는 “풍부한 정보와 제안”이 담긴 이번 보고서의 발간이 “진보를 위한 귀중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원문 :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1-10/papa-francesco-udienza-generale-abusi-francia-pedofili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