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 사도의 축일을 맞아, 야고보 사도가 등장하는 복음 말씀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은 야고보 사도에게 썩 자랑스러운 장면은 아닙니다. 어머니와 함께 와서 예수님 옆자리를 달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야고보 사도의 가족들은 이때까지만 해도 예수님 따라 사는 길을 세상에서의 출셋길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야망은 있을지언정 다소 부족한 모습이었던 야고보가 예수님과 함께 여정하면서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합니다. 세상에서의 출세 말고 다른 영광을 몰랐던 야고보는 이제 하느님의 영광에 대해서, 높아지는 영광이 아니라 낮아지는 영광에 대해서 깨닫기 시작합니다. 결국 야고보 사도는 하느님의 사람으로 거듭났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야고보 사도가 호기롭게 외쳤던 대로, 스승의 잔을 똑같이 따라 마시게 되었습니다. 야고보 사도를 기억하는 오늘, 우리는 사도께서 이제 막 여정을 시작하던 시절, 즉 오늘 복음의 장면을 묵상합니다. 야고보 사도와 우리의 모습이 참 비슷합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길 위에 있지만, 때로는 세속적인 것을 욕심내기도 하는 우리입니다. 그런 부족함이 때로 우리를 낙담하게 하지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완벽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 순간도 변화하고 있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 거룩함으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야고보 사도를 변화시켰던 그 말씀이, 오늘날 우리 마음속에도 똑같이 있습니다. 그 말씀의 박동을 느끼면서, 오늘도 내일도 섬김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