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자문합니다.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한 사제로서, 한 신앙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나는 성장하고 있는가?’ 유학생활 중에 있는 저에게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합니다. 벌써 몇 년째 책상 위에서의 일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삶의 경험은 빈곤하고 현실에 대한 감각은 무딥니다. 내면이 단단해지기보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늘 경계하라고 말씀하셨던 이기적 자기 중심주의만 커져 가는 것 같습니다. 하늘 나라를 성장하는 그 무엇에 비유하십니다. 겨자씨도 자라나고, 누룩도 부풀어 오릅니다. 변화하고 성숙하는 그 무엇이 바로 하느님 나라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비유 말씀이 전하고자 하는 더 근본적 메시지는 ‘놀라움’에 대한 감각입니다. 그 어떤 씨앗보다도 작았지만 언제 자라났는지, 나무가 되어 새들의 보금자리가 됩니다. 누룩도 온통 부풀어 올라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커졌습니다. 놀랍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놀라움이야말로 사람을 성장, 성숙시키는 동력입니다. 매일 똑같은 것만 보고 똑같은 것만 말하는 이는 멈춘 사람입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즐겨 말씀하셨듯, 하느님은 영원한 젊음입니다. 늘 새로운 존재입니다. 어제 품으셨던 당신의 뜻을 오늘 재활용하지 않으십니다. 매일 새로운 얼굴로 나를 만나러 오십니다. 하느님 나라를 내 안에 품은 자는, 다시 말해 성장하고 성숙하는 이는 그래서 하느님도, 나도, 너도, 그 무엇도 특정하지 않으며, 오늘 내 삶의 자리를 새롭게 터치하는 그분 손길에 놀라워할 마음의 준비를 갖춘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