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가 예수님께 여쭙습니다. 몇 번이나 용서할까요?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예수님은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하라 하십니다. 예전에 읽던 공동번역에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 했습니다. 사백구십 번에서 일흔일곱 번이 된 것이니 많이 줄어서 좋다 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표현들은 구체적인 숫자를 뜻하지 않습니다. 한계가 없는 끊임없는 용서를 뜻합니다. 이 숫자는 아마도 창세기 4장 24절에 나오는 구절과 연관이 있을 겁니다. “카인을 해친 자가 일곱 갑절로 앙갚음을 받는다면 라멕을 해친 자는 일흔일곱 갑절로 앙갚음을 받는다.”(창세 4,24) 라멕을 헤친 자는 일흔일곱 갑절의 앙갚음, 즉 끝없는 복수를 당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 복수를 뒤집는 말씀입니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말은 흔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반대로 용서도 용서를 낳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도 그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임금에게 빚을 탕감받은 종은, 자신에게 빚진 사람의 빚도 탕감해 주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용서받은 사람은, 자신에게 잘못한 이도 용서해 주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받은 용서는 또 다른 용서를 낳아야 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복수의 사슬을 끊을 방법은 용서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