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좋은 씨를 뿌렸는데 원수가 와서 가라지도 뿌리고 갔습니다. 가라지는 밀밭에 섞여 자라는 잡초로 독보리라 불리기도 하는데, 밀과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가라지 열매를 먹으면 구토, 설사, 현기증 등이 오기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라지는 수확할 시기가 오면 열매가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붙어 있어서 밀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종들은 당장 가라지를 제거해야 된다고 하지만 주인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두라고 합니다. 살면서 가장 쉽지만 치명적인 것이 분류하려는 태도입니다. 옳고 그름, 깨끗함과 불순함으로 잘 나눕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비유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인간은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믿는다 하면서 의심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공간이기에 분류하고 단죄하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비유를 묵상하며 함께 생각해 볼 것은 “하느님의 기다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인간을 끝까지 기다리십니다.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결단코 포기하지 않고 수확 때까지 그저 기다리십니다. 그렇기에 신앙인은 복잡하고 뒤섞인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좋은 밀을 키워 가려는, 오랜 기다림을 살아 내는 사람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