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의 열의가 느껴집니다. 그 큰 호수를 건너면서까지 예수님을 찾아다닙니다. 그분을 발견하자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초조하게 묻습니다. 마치 군중의 달아오른 몸을 식히시려는 듯 “행동”을 말하는 그들에게 “믿음”을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라고 예수님은 진단 내리십니다. 지금 군중의 모습에서 욕망과 불안이 교차함이 느껴집니다. 사실 욕망은 밑 빠진 독입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더 목이 마르는 무한의 갈증입니다. 욕망은 불안을 고취시킵니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나만 손해보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는가 보다,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삶의 의미와 방향이 사라지고 행동만이 남을 때, 불안은 마침내 승리의 미소를 띄우고, 욕망은 자신의 이름을 감춘 채 우리를 지배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하기에 앞서 먼저 당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라 하십니다. 사실 예수님은 내 삶의 흔적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을 믿는다는 건 잠시 멈추어 서는 일, 내 삶의 역사를 뒤돌아보는 일, 그 지나온 시간의 발자국에서 예수님이 어떻게 나를 이끌어 주셨는지를 깨닫는 일과 관련됩니다. 지나온 내 삶에 대한 그 “신앙적” 성찰은 욕망과 불안, 행동주의를 넘어서서 내 삶의 의미와 방향을 새로이 발견하는 실마리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