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병 환자에게 병은 육체의 고통만이 아니었습니다. 율법에 따른 격리와 추방은 그를 공동체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그런 한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엎드려 말합니다.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태 8,2) 그의 말에는 절망 속에서도 놓지 않은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 믿음에 응답하시듯 치유는 즉시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거기서 멈추지 않으십니다.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마태 8,4) 깨끗해진 그의 몸과 회복된 그의 삶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증거가 되어야 했습니다. 우리 또한 병만이 아니라 소외와 외로움, 한계와 두려움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럴 때 우리가 받은 하느님의 사랑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것, 그 사랑이 우리의 태도 안에서 드러나는 삶, 그것이 주님을 만난 사람의 모습이며, 하느님 사랑의 가장 분명한 증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