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께 묻습니다.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말이 옳은지 그른지 보다 그 자격을 먼저 운운합니다. 예수님은 이 질문에 곧장 답하지 않으십니다. 대신 되물으십니다. “요한의 세례가 하늘에서 온 것이냐, 아니면 사람에게서 온 것이냐?” 예수님은 논쟁을 하고자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비추려 하시는 것입니다. 그들이 정녕 진리를 찾고 있는지, 아니면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무익한 질문을 던지는 것인지 돌아보게 하십니다. 그들의 대답은 결국 “모르겠소.”입니다. 하늘에서 왔다고 하면 자기들의 불신이 드러나고, 사람에게서 왔다 하면 군중이 두렵습니다. 진실보다 체면이, 하느님보다 여론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언제나 ‘모르겠다.’는 식의 애매함 뒤에 숨어 버립니다. 진실이 무엇인지 정말 몰라서가 아니라, 그 진실이 요구하는 결단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눈치를 보거나 계산을 하느라 그 뜻을 외면해 버린 적은 없었는지, 하느님 뜻대로 살기보다 내 자리와 안전을 지키는 데 마음을 두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는 하느님 뜻대로 살기를 원하는지 내 자리와 안전을 지키기만을 원하는지, 오늘 복음 앞에서 우리 마음을 조용히 비추어 보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