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관계가 깨어지고, 수십 년 함께하던 친구와 단절되고, 가족 간의 대화가 끊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들에게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이유를 넘어서는 말씀을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바리사이들은 ‘이유’를 묻지만, 예수님께서는 ‘관계의 근원’을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판단보다 먼저,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관계라는 사실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우리의 삶도 비슷합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 때에는 늘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때로는 그 이유가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앙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이유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너머에서 하느님의 뜻을 먼저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는지, 내 판단의 이유를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하느님의 뜻을 먼저 바라보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