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김대건 신부님을 특별히 기억하는 날이지만, 그분과 함께했던 분들도 생각해 보려 합니다.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 사제가 되기 위해 고향을 떠난 어린 소년들의 명단입니다. 가난하고 박해 속에 숨어 지내야 했던 교회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는 것을 선택합니다. 고향을 떠난 소년들에게 고향은 너무 멀었고 마카오의 하늘은 낯설었습니다. 그 공백을 메운 것은 서로의 존재였습니다. 낯선 언어와 환경, 실패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 서로에게 기댈 곳이 되었습니다. 공동체란 같은 생각과 목표를 가지기 전에, 서로에게 돌아갈 마음의 장소가 되어 주는 곳입니다. 애석하게도 최방제 신학생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기에 미완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동체는 성공한 사람만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열매가 되고 어떤 이는 뿌리가 됩니다. 뿌리는 보이지 않지만, 나무는 보이지 않는 것 위에서 자랍니다. 사제 김대건은 공동체가 오래 품고 있었던 기도의 응답이 되었고, 사제 최양업 역시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최방제 신학생은 거름이 되어 주었지요. 결과는 달라 보이나 같은 결을 살아낸 세 명의 소년은 서로에게 모든 것이 되어 주며 그렇게 공동체를 만들어 갔습니다. 인간은 혼자 위대해질지 몰라도 혼자는 미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었지요. 함께 살아냈던 선배들의 삶을 우리들 마음에 담아 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