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가 돌아서서 요한을 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베드로의 마음에 유독 사랑받았던 제자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나 봅니다. 똑같이 주님을 따라 사는데, 누군가는 주님과 더 가까워 보이고, 더 특별해 보이고, 누군가는 더 사랑받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럴 때, 마음 한구석에서 비교가 고개를 듭니다. 그런 순간 예수님께서는 단호하게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이 말은 차갑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 한 문장에는 베드로를 살리는 자비가 들어 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에게 요한의 미래를 알려 주지 않으십니다. 대신 베드로의 시선을 다시 당신께로 돌려주십니다. 베드로가 물어야 할 질문은 “저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가 아니라 “주님, 저는 지금 당신을 잘 따라가고 있습니까?”였습니다. 주님은 우리를 비교의 소음에서 건져 부르심의 단순함으로 데려가십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다른 설명 없이도, 짤막한 이 한 문장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길을 보여 주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복음은 담담하게 증언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너무 많아서, 온 세상도 그 책을 다 담아내지 못하리라고. 그 말은 우리에게도 닿습니다. 주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 안에서 하시는 일은 차마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넓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남의 삶을 해석하려 애쓰기보다, 오늘 내게 주어진 한 걸음에 충실하면 좋겠습니다. 돌아서서 옆을 보는 대신 다시 앞을 보고 주님을 따라가는 것, 그 단순함이 우리를 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