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은 새로운 말을 덧붙이는 분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 안에 주어진 것을 더 깊이 열어 보이시는 분이다. “모든 진리 안으로” 인도하신다는 약속은, 우리가 단번에 모든 것을 알아차린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부활 이후의 긴 시간 속에서, 아직 오지 않은 것들의 의미를 천천히, 진중히 듣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의 길을 열어 놓으신다는 뜻이다. 예수님은 떠나셨지만, 비어 있는 자리를 성령께서 채우신다. 성령께서는 들은 것을 알려 주신다. 그러니 그 성령을 받은 우리는 빈 자리에서의 빈 마음이 필요하리라. 예수님을 믿고 성령과 함께하는 우리는 끝없는 진리의 길을 걷기 위해 듣고 받아들이고 묵상하고 경청하는 일을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하리라. 믿음은 마지막까지 듣고 겨우 한마디 내뱉는 “아멘”이라는 말마디 안에서 그 완성을 보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