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복음에는 토마스 사도의 여러 모습이 등장합니다. 스승께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유다로 가시려 하자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요한 11,16)라고 패기 있게 말합니다. 최후의 만찬에서는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요한 14,5)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동료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여도 직접 보지 않고는 믿지 못하겠다는 그의 태도를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함께 지냈던 제자를 바라보는 스승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요한 20,27) 스승은 영광의 몸이 아니라 상처 난 몸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시며 제자의 의심을 끌어안고 그 자리까지 내려오십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진면목을 여지없이 보여 주시지요. 토마스 사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의심을 거두고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이라고 확실하게 신앙을 고백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처음으로 인정한 사도가 되었습니다. 그의 의심은 주님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고, 하느님을 간절하게 믿으려는 뜨거운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신앙으로 향하는 토마스 사도의 진중한 의심을 우리 마음에 담아 보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