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복음서가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는 아버지이신 하느님의 일을 세상에서 다 이루고, 다시 아버지에게로 돌아가시는 당당하고 의연한 예수님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 줍니다. 겟세마니 동산으로 등불과 횃불과 무기로 무장한 군대와 성전 경비병들이 예수님을 잡으러 왔을 때, 예수님은 오히려 제자들의 안전을 염려하시며 참으로 의연하십니다. 대사제 한나스와 로마 총독 빌라도 앞에서도 예수님은 결코 주눅 들지 않으십니다. 십자가에서 “다 이루어졌다.”(요한 19,30)는 말씀은 아버지께로부터 받은 사명을 완수하고, 영원한 구원이 성취되었음을 선언하는 외침입니다. 예수님께서 수난의 절정에서도 당당하실 수 있었던 이유는 하느님이 곧 진리이며, 진리를 증언하는 길이 구원의 길임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이 임금이라는 말 아니오.”(요한 18,37)라는 빌라도의 질문에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요한 18,37)라고 대답하십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해졌습니다. 오늘 십자가를 경배하며 우리도 진리를 증언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의 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