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회개의 열매를 맺도록 (지묘성당 사순 제1주일 미사 강론) |
2021/02/23 16:53 |
사순 제1주일 미사
2021년 2월 21일 지묘성당
찬미 예수님, 오늘 사순 제1주일에, 지묘성당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조금 가라앉는 듯싶었는데 400명대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다들 건강하게 잘 계십니까?
오늘 본기도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욱 깊이 깨달아 회개의 삶으로 열매를 맺게" 해 주시기를 간청했습니다.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구원의 신비입니다. 니코데모에게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도 들려 올려져야 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4.16)하고 설명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우리를 용서해주시고 구원해 주셨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어서 '회개의 삶으로 열매를 맺게' 해달라고 청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회개를 선포하셨습니다만, 회개는 하느님을 향해 가다가 그 길을 벗어났음을 깨닫고, 다시 하느님을 향해 방향을 바꾸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을 향한 이 길은 우리가 마땅히 가야할 길인데, 이를 계약의 길이라고 부릅니다. 1독서(창세 9,8-15)에서 하느님은 홍수로 땅을 파멸시키지 않겠다고 계약을 세우고 무지개를 표징으로 삼으십니다. 2독서(1베드 3,18-22)에서 베드로는 세례가 구원을 가져다준다고 밝힙니다. 우리는 세례 때 예수님 십자가의 능력으로 구원을 받았으며, 새 계약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미사 때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라는 말씀을 들으며, 우리가 계약의 백성임을 되새깁니다. 말씀에서 ‘흘릴 피’는 십자가에서 흘릴 것이란 예고이십니다. 그리고 우리는 계약의 길을 따라 살아갑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도 '주님의 계약을 지키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길은 자애와 진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주님의 길, 계약의 길을 벗어나 엉뚱하게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고, 잘못 가고 있구나.’ 싶으면, 얼른 하느님의 구원과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느님께 돌아와야, 다시 말해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은 새 계약의 백성에게 새로운 계명을 주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2) 또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이것이 예수님을 따라 가는 길입니다.
사랑을 오늘날에 맞추어 실천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가 제시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교황님 말씀 들어봅니다. ‘뒷담화는 매우 고약한 것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빨아먹는 캐러멜처럼 좋거나 재밌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우리를 불쾌하게 하고, 우리 역시도 망치고 말지요. 제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죠) 확신을 갖고 여러분에게 진실을 말씀드리지요! 만약 우리 모두가 뒷담화를 하고자 하는 욕구를 다스릴 수만 있다면, 종국에 가서는 모두 성인이 될 것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또 한 가지는, 오늘날 코로나 시대를 지내기에 다른 사람을 해롭게 하지 않도록 애덕의 차원에서 마스크를 잘 착용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무증상 감염자일수도 있다는 경계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먹을 때는 말없이 대화는 마스크 쓰고> 등의 방역수칙도 잘 지켜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 시기를 지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일상의 십자가 길로 부르십니다. 나를 구원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이 길을 함께 걸어갑시다. 혹시 길을 벗어났다면 회개하고 방향을 바꾸어 예수님을 뒤 따라 갑시다. 영광스런 부활을 향해 함께 전진해 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