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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은총이며 사명인 성소 (2023년 성소주일 미사 강론)
   2023/05/04  16:18

2023년 성소주일 미사

 

2023년 4월 30일, 성김대건기념관

 

찬미예수님. 2023년 성소주일을 맞아, 교구 성소국에서는 “와서 보아라. 하느님의 업적을”이라는 시편 66편 5절의 말씀을 주제로, 대구와 안동교구에서 약 4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 여러 행사부스에 참석하며 잘 지내고 계십니까?

 

성소주일은 하느님의 부르심 가운데 특히 사제, 수도자, 선교사 성소의 증진을 위한 날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중인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심사고 청하여라.”(마태 9,37-38)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정하였고, 올해로 60차 성소주일이 됩니다.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소주일에, ‘은총이며 사명인 성소’에 대해서 살펴보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주님의 부르심이 은총이라는 것은 그것이 온전히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은총이며 선물인 부르심이 공허한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응답이 있어야합니다. 성경에는 하느님께서 여러 인물들을 부르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하느님은 부르십니다. 인류 각자에 대한 첫째 부르심은 바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라는 것입니다. 에페소서 1장에서 사도 바오로가 말하는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 창조 이전에 우리를 선택하시어 ... 사랑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에페 1,4-5) 네, 첫째 부르심에 응답하면 우리는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신자로서 함께 모여 교회를 이루게 됩니다. 교회의 희랍어 ‘에클레시아’는 ‘부름 받아 모인 이들의 집회’를 말합니다.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에서 햇볕, 물, 공기, 생명, 존재와 같은 자연적 선물을 받으며 살던 우리는, 첫째 응답으로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기에,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자녀 관계가 되고, 그리스도 신비체의 일원이 되며, 성사의 은총, 성체와 성혈, 성경 말씀, 성령, 영원한 생명과 같은 초자연적 선물을 받게 됩니다.

 

첫째 부르심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영원한 생명을 향한 영적 생활을 시작하게 하여 응답자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둘째 부르심은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기에 응답자 본인이 외부를 향해 개방되도록 요청받는 것입니다. 특히 사제, 수도자, 선교사로서 봉사의 사명에 부르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소는 또한 사명이며, 특히 평생토록 기쁘게 수행할 사명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목격한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하며 벅찬 마음으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던 장면과, 마리아 막달레나가 빈 무덤을 보고 울고 있다가 예수님께 사명을 받고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가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한 장면이 떠오르게 합니다.

 

오늘날에는 12사도처럼 예수님과 몇 년 동안 함께 생활하지도 않고, 엠마오의 제자들이나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목격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은총과 사명인 성소를 느끼고 응답할 수 있을까 생각해봅시다. 하느님을 체험하면 하느님 뜻에 따르기로 결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 내가 잘못된 생활을 고쳐야 하겠구나. 내가 성당에 나가야 하겠구나.’하고 결심하는 그 순간은,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을 어루만진 순간이며, 우리가 하느님을 만나 뵌 순간입니다. 어느 날 성경 말씀을 묵상하다가, 혹은 ‘사명’이나 ‘내 발을 씻기신 예수’ 같은 성가를 들다가, ‘주여 나를 보내주소서. 당신이 아파하는 곳으로’ 등의 가사에서, 또한 성인전이나 종교 영화를 볼 때에, ‘내가 사제로, 수도자로 교회에 봉사해야 하겠구나.’ 생각이 든다면 부르심에 응답하는 순간입니다. 그럴 때 교구 성소국, 수도회에 문의하시면 되겠습니다. 부르심을 느꼈을 때, 마음을 개방하고 응답하는 우리들이면 좋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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