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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당신의 길을 알려 주소서 (가톨릭 법조인회 피정 파견미사 강론)
   2024/06/26  13:18

가톨릭 법조인회 피정 파견미사

 

2024년 6월 6일

 

찬미 예수님. 오늘 현충일을 맞이하여, 가톨릭 법조인회는 베들레헴 공동체를 방문하여, 부부 동반 피정을 실시하고, 파견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오늘 화답송은 “주님, 당신의 길을 알려 주소서.”라고 선포합니다. 길이라 하니 시노드가 생각납니다. 시노드는 ‘함께 길을 가다.’라는 뜻입니다. 올 초에 저는 로마의 경신성사부 회의에 참석하였는데, 시노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것은 강의와 조별 나눔 마무리를 성령의 음성을 듣는 기도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조별 나눔에서 각자 3분씩 발표하고 나서, 성령께서 우리 공동체에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듣자고 하며, 3분간 침묵 속에 기도하였습니다.

 

또한 “길을 알려 주소서.”하니,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신 요한복음 14장이 떠오릅니다. 요한복음 14장은 크게 두 문단으로 되어 있습니다. 첫째 부분, 소제목 <아버지께 가는 길>에서는 제자들에게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내 아버지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내가 가서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하시고,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로 갈 수 없다.’고 하십니다. 둘째 부분, 소제목 <성령을 약속하시다.>에서는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성령은 보호자로서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모두 기억하게 해 줄 것이다.’ 요한 14장 마지막에, ‘내가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것과 아버지께서 명령하신 대로 내가 한다는 것을 세상이 알아야 한다. 일어나 가자,’하시고 인류 구원을 위한 말씀 전파와 십자가 죽음의 길을 가십니다.

 

미사 본기도에서는 ‘하느님께서 구원 계획에 따라 세상 모든 일을 섭리하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구원 계획과 관련하여 구원 경륜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구원 경륜은 영어로 Economy of Salvation입니다. Economy가 경제라고도 번역이 되는데요, 집안 살림을 계획하고 그 계획에 따라 펼쳐가는 활동을 가리키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합니다. 구원 경륜은 하느님이 구원을 계획하시고, 그 계획에 따라 펼쳐가는 구원 활동을 가리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류 전체에 관한 구원 경륜에 따라 계획하고 구원을 펼쳐가십니다. 또한 우리 각자에 대해서도 구원 경륜에 따른 계획과 실행이 있음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인류 구원의 역사를 흔히 구세사라고 부릅니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 각자의 일생에는, 그 사람에 대한 하느님의 놀라운 구원 경륜이 펼쳐지기 때문에, 구세사와 비슷한 흐름이 한 사람의 인생사에서도 펼쳐짐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종합하겠습니다. 오늘 화답송 후렴 ‘주님 당신의 길을 알려 주소서’를 묵상하다가 우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복음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사랑의 이중 계명을 알려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가치관이 혼재되어 어쩌면 혼란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 앞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복음과 그분의 길을 전하는 사도라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천주교 신자로서,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서, 또 예수님의 제자로서, 우리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뒤따라 가며, 죽음을 뚫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하늘나라까지 뒤따라 가기로 갈망하고 있는 영혼들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을 충분히 깨닫고, 하느님의 사랑에 불타는 영혼으로써, 우리는 일상의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하느님의 사랑을 널리 전하면 좋겠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