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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금호성당 사목 방문 미사 강론)
   2024/08/21  10:4

금호성당 사목 방문 미사

 

2024. 8. 18. 금호 성당

 

찬미예수님. 당신의 이름으로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언제나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 반갑습니다. 금호 성당 교우 여러분.

 

요한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종종 ‘나는 무엇이다.’라고 당신 자신에 대해서 직접 알려주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인데요. 들어 보신 것 같지요? 예수님은 왜 당신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알려주셨을까요? 그것은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시고, 또 예수님과 긴밀한 관계를 위해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알려주시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하고 알려 주십니다. 덧붙여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하시고,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하십니다. 이때 유다인들 사이에 다툼이 일어납니다. ‘어떻게 살을 먹으라는 것이냐?’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도 예수님은 또다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하십니다.

 

사실 성체성사는 신비입니다. 우리 인간의 이해력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신비입니다. 신학자들은 성체성사를 설명하기 위해, 실체-외형론을 펼칩니다. 이렇습니다. 어떤 사물에서 눈에 보이는 것을 외형,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그 핵심과 본질에 해당하는 것을 실체라고 합니다. 겉에 외형, 속의 본질이 실체이죠. 여기에서, 보통의 빵과 포도주는, 빵의 외형 아래에 빵의 실체가 있고, 포도주의 외형 아래 포도주의 실체가 있습니다. 그런데, 거룩한 변화 혹은 성변화 혹은 축성을 거치면, 성체는 빵의 외형 아래에 예수님의 몸의 실체가 있고, 성혈은 포도주의 외형 아래에 예수님의 피의 실체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변화로 성체가 될 때 빵의 외형을 그대로 두고, 빵의 실체가 몸의 실체로 변화하며, 또 성혈이 될 때 포도주의 외형을 그대로 두고, 포도주의 실체가 피의 실체로 바뀌기에. 이 성변화를 실체변화라는 신학용어로 부르고 있습니다.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성체 기적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그중에 저는 볼세냐의 성체 기적을 소개해 드립니다. 1263년 로마로 성지순례를 왔던 프라하의 베드로 신부가 볼세냐의 성녀 크리스티나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다가 갑자기 빵과 포도주의 실체변화에 대한 심한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축성의 그 순간 성체로부터 피가 흘러 성체포를 흥건히 적셨습니다. 이 놀라운 성체 기적은 당시 볼세냐 근처의 오르비에토에 머물던 교황 우르바노 4세에 의해 성체 기적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기적을 계기로 성체성혈대축일이 선포되었습니다. 성체 기적은, 성체와 성혈이 예수님의 몸과 피임을 증거하려, 그 외형마저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화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하시며 우리에게 당신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도록 초대하십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자기 계시가 당신과 우리 사이에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또 영원한 생명과 천상행복을 주시기 위해 성체와 성혈을 모시라고 하심을 알고, 주일 미사에서 또 여건이 되면 더 자주 미사에 참석하여, 예수님의 몸인 성체를 모시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