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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을 풀이하고 빵을 떼실 때 (부활 제3주일 미사 강론)
   2020/04/25  19:7

부활 제3주일 미사

 

2020년 4월 26일, 주교좌 계산 대성당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기쁨과 평화를 빕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 5일까지 연장하게 되었습니다. 부활 제3주일에 방송미사로 다시 만나 뵙습니다.

 

오늘의 기도문들은 예수님의 부활로 우리가 누릴 기쁨과 즐거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파스카로 ‘새롭게 하셨고’(영성체후기도) ‘큰 기쁨의 원천을 마련해 주셨고’(예물기도) ‘끊임없이 즐거워하게’(본기도) 하셨다고 밝히며, 지금 ‘하느님 자녀가 되는 기쁨을 누리는’(본기도), ‘교회가 드리는 예물을 받으시고’(예물기도), 장차 ‘영광스럽게 부활하는 날’(본기도) ‘영원한 즐거움의 열매를 맺고’(예물기도) ‘저희 육신의 부활로 불멸의 영광을 누리도록’(영성체후기도) 간청합니다.

 

오늘 루카 복음에서, 예수님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다가가시지만, 눈이 가려져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이 ‘무슨 말을 주고받느냐?’고 묻자, 두 제자는 침통한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예언자요 해방자로 기대했던 예수님이, 사형선고를 받아 십자가에서 돌아가신지 사흘이나 되었으며, 새벽에 무덤으로 간 여자들로부터 <그분이 살아계신다.>는 천사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동료들은 그분을 보지 못했다.’고 전합니다. 예수님은 ‘믿는 데에 어찌 이리 굼뜨냐?’하시며, 모세와 예언자와 성경 전체에서 당신에 관해 설명해 주십니다. 마을에 이르러, 두 제자의 초대로, 함께 식탁에 앉으셔서 빵을 떼어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때에야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예수님을 뵙고 그들은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예수님을 만난 기쁨에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는 얘기를 듣고는 자신들이 체험한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언합니다.

 

복음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두 제자가 예수님을 알아보자, 그분이 사라지셨다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의 현존 방식은 이전의 방식과 다릅니다. 부활하시기 전에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먹고 마시고 잠을 자는 등 긴밀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은, 말씀을 통하여 마음을 뜨겁게 하는 현존과, 성체로 받아 모시는 실체적인 현존으로 함께 하십니다. 십자가의 길에서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뒤따랐던 우리들에게, 오늘 엠마오의 두 제자에게처럼 예수님이 찾아오십니다. 이제 예수님은 말씀과 성체로 우리에게 오시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할 일 세 가지를 느낍니다. 첫째는 예수님이 말씀을 건네실 때 ‘우리 마음이 뜨거워지도록 말씀을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둘째는 두 제자가 예수님을 식탁에 모셨듯 ‘빵을 떼어 주시는 주님의 식탁에 자주 참석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두 제자가 예루살렘에 가서 체험을 증언했듯 ‘부활하신 예수님을 말씀과 성체로 모시고 기쁘게 사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헛된 생활 방식에서 벗어나’(2독서: 1베드 1,17), ‘믿음과 희망이 하느님을 향하게’(1베드 1,21)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말씀과 성체로 ‘언제나 주님을 모시어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화답송: 시편 16,8), ‘주님이 가르쳐주신 생명의 길을’ 따라가서(시편 16,11), ‘주님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고, 주님 오른쪽에서 길이 평안’하시면 좋겠습니다(시편 16,11 참조).

 

장차 우리는 육신으로 부활하여, 하늘나라 예수님 곁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을 뵙는 날까지 ‘언제나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고, 모든 일에 감사하도록’(1테살 5,16-18 참조), 말씀과 성체로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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