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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공동체와 신앙의 의미 (세천성당 연중 제4주일 미사 강론)
   2021/02/03  16:23

연중 제4주일 미사

 

2021. 01. 31. 세천성당

 

세천본당이 설립된 지 2년이 되었는데 처음 방문하였습니다. 본당이 설립되기 전에 이곳을 답사한 적은 있습니다. 본당이 설립되었는데 어떻게 살고 있는가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또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많으실 터인데 위로도 할 겸 해서 이렇게 방문하였습니다.

안동욱 마태오 신부님께서 세천 신설본당의 초대주임으로 오셔서 공장건물을 개조하여 성당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불편한 점이 많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시작하는 본당이 많습니다. 세천본당 주보이신 ‘천주의 성모 마리아’께서 세천본당의 교우들을 잘 지켜주시고 보호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우리나라에 코로나19가 들어온 지 꼭 1년이 지났는데 아직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몇 번이나 미사를 중단하였고 지금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좌석수의 20%만 참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떻게 조정할지 설 명절을 앞두고 많이 고심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는 오늘날 과학이 발달하고 의학이 발달하였다 해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 한낱 미물에 불과한 바이러스 앞에 사람들의 일상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우리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공동의 집’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들만이 사는 공동의 집이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집인 것입니다.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면 자연이 우리를 파괴할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소중한 일인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연중 제4주일’이며 ‘해외원조주일’입니다. 예전에는 1월 마지막 주일을 ‘구라주일’이라고 하여 나환자 분들을 돕는 주일로 지냈습니다. 그러다 2003년부터는 해외원조주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어려울 때 해외 원조를 많이 받았습니다. 한국의 경제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그 원조가 한 몫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 교회도 그렇습니다. ‘밀가루 신자’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6.25한국전쟁이 끝나고 미국 가톨릭 구호단체 등으로부터 받은 밀가루를 각 성당에서 사람들한테 나누어 주었는데 그 당시 밀가루를 받아먹기 위해 신자가 된 사람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돕는 입장입니다. 한국교회도 20여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의 어려운 나라와 교회를 도와주고 있습니다. 한국 주교회의 산하에 ‘한국 카리타스 인터네셔날’이라는 기구가 있는데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도 여러 어려운 나라에 선교사를 파견하고 그들을 통해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오늘 해외원조주일을 맞이하여 이런 데에 관심을 좀 더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인 마르코 1,21-28 말씀은 예수님께서 어느 날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에 있는 회당에 들어가셔서 가르치셨는데 사람들이 그 가르침을 듣고 놀랐다는 이야기와, 더러운 영이 들린 어떤 사람을 고쳐주셨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왜 놀랐다고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권위는 그냥 갖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고 자신의 말과 행동과 삶이 일치할 때 비로소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소리를 지르는데, 예수님이 누구라는 것을 알아보고 사람들 앞에 밝히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직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지만 마귀는 알아보고 불안에 떨면서 자기를 가만히 두라고 사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고,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더러운 영이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큰 소리를 지르며 나갔다고 합니다.

우리는 세례 때 ‘마귀를 끊어 버리는 예식’을 하였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신앙고백을 하였습니다. 이것은 세례 때 한 번 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신자라면 매일, 매 주일마다 다짐을 하고 새롭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당에 들어올 때마다 성수를 찍어서 성호경을 긋고, 매 주일 미사 때마다 신경을 바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신부님이 ‘밀가루 세말짜리 하느님’이란 글을 쓰셨는데 그 내용이 무엇이냐 하면, 어떤 신자가 오랫동안 냉담을 하기에, 반장이 찾아가서 성당에 나오시라고 권유를 하였더니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밀가루 서말 받아 묵고 그만큼 다녀줬으면 됐지 왜 자꾸 나오라고 그래!” 하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신앙이 그런 것이 아니지요. 혼인하는 부부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하고 서약을 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데 하물며 하느님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생명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올해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입니다. 이번 희년의 주제어가 무엇입니까? “당신은 천주교인이오?”입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라는 말은 박해시대 때 수많은 순교자들이 심문받을 때 들었던 질문이 아니었는가 싶습니다. 이 말은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세상 사람들이 묻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 것입니까?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처럼 우리도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천주교인이라면 천주교인답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도 예수님처럼 세상 사람들에게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을 전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저희와 저희 세천본당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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