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활 제3주간 월요일
복음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22-29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뒤,
제자들은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았다.
22 이튿날, 호수 건너편에 남아 있던 군중은, 그곳에 배가 한 척밖에 없었는데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그 배를 타고 가지 않으시고
제자들만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3 그런데 티베리아스에서 배 몇 척이,
주님께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 빵을 나누어 먹이신 곳에 가까이 와 닿았다.
24 군중은 거기에 예수님도 계시지 않고 제자들도 없는 것을 알고서,
그 배들에 나누어 타고 예수님을 찾아 카파르나움으로 갔다.
25 그들은 호수 건너편에서 예수님을 찾아내고,
“라삐,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26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27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
28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2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있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양식은 우리 일상의 필요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말이다. 그런 말을 두고, 예수님께서는 ‘영원’이라는 표현과 연결하신다. 이는 일상이 하느님을 드러내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선언이며, 따라서 각자의 일상을 소중히 꾸려 가야 한다는 촉구이기도 하다. 남자와 여자, 어른과 어린아이 모두가 함께 배불리 먹었던 것처럼, 모든 이가 각자의 일상에 다가온 영원으로 말미암아 기뻐할 수 있다. 이미 주어진 양식을 ‘썩어 없어질 양식’으로 만들어 버릴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으로 받아들일지는 우리 각자에게 맡겨진 몫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양식과 같은 하찮은 것에서 어떻게 하느님을 찾겠냐고, 평범한 내 일상에 하느님이 계실 리 없다고 항변하진 않는가. 분명 더 거창하고 위대한 것이 있을 거라며 찾아 헤매진 않는가.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믿기 힘든 일을 가르치셨고, ‘이제는 좀 믿으라고, 믿어서 구원을 얻으라고’ 오늘도 말씀하신다. 그러니 이제는 좀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겠는가. 내 눈앞에 현실을, 내 곁의 이웃을, 이 순간 제대로 사랑할 때 싹틀 영원의 씨앗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