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
복음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60ㄴ-69
그때에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60 말하였다.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
61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두고 투덜거리는 것을 속으로 아시고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 말이 너희 귀에 거슬리느냐?
62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영은 생명을 준다. 그러나 육은 아무 쓸모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
64 그러나 너희 가운데에는 믿지 않는 자들이 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믿지 않는 자들이 누구이며
또 당신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 이어서 또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너희에게 말한 것이다.”
66 이 일이 일어난 뒤로,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67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68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69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수많은 군중들이 예수님을 지지했습니다. 그분의 기적과 표징을 보고서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치유 받았고, 배불리 먹었습니다. 그러한 군중들을 향해 예수님은 이제 본격적으로, 믿음에 대한 한층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십니다. 바로 생명의 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자, 오늘 복음에 나오는 것처럼, 많은 이들이 실망하고 반감을 가지면서 더 이상 예수님을 따르지 않습니다. 12명의 제자들만 그분 곁에 남습니다. 조금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거품이 빠져나간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교회에서도 흔하게 찾을 수 있는 모습인 듯합니다. 이래저래 노력하면서 선교활동을 하고 세례를 주지만 사소한 이유들로 쉽게 냉담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렇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신앙의 본질을 마음 깊이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오늘 복음에서 보여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우리는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주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살아갔으면 합니다. 예수님 곁에도 수천 명의 군중이라는 거품은 빠져나가고 12명만이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