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복음
<나는 내 양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27-30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7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28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29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30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특수사목을 하고 있는 지금, 어느 본당에 미사를 부탁 받아 가게 되면 미사 전 고해성사를 하려는 신자들을 많이 봅니다. 제가 고해성사를 잘 드려서가 아닙니다. 혹여 목소리를 알아들을까 봐 본당 신부보다 손님 신부를 더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오래전 제가 본당 사목을 할 때 함께 지냈던 신자들도 그랬습니다. 목소리를 감추기 위해 작은 소리로 속삭이듯 고해를 하는 신자도 있었고 할 줄도 모르는 서울말로 고해를 하는 신자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본당 신자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에도 고해소에서 만큼은 이 친밀감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친할수록, 소중할수록 우리는 상대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됩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과 가까울수록, 소중할수록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듣게 됩니다. 예수님의 목소리는 온갖 시련 속에서도 우리를 구해 내시는 목소리이고, 지켜 주시는 목소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분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그 목소리를 듣기 위해 조금 더 친밀하게 그분께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