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활 제4주간 목요일
복음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16-20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16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고, 파견된 이는 파견한 이보다 높지 않다.
17 이것을 알고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8 내가 너희를 모두 가리켜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뽑은 이들을 나는 안다.
그러나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라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져야 한다.
19 일이 일어나기 전에 내가 미리 너희에게 말해 둔다.
일이 일어날 때에 내가 나임을 너희가 믿게 하려는 것이다.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세족례 이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이 잡혀 수난받으신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려 주십니다. 시편 41,10의 말씀을 통해 가장 믿는 이들, 제자들에 의해 배반당하신다는 사실 또한 알려 주십니다. 놀라운 일은, 이러한 예수님의 암시가 우리들의 믿음을 위한 것이라는 데 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이 피하고픈 박해나 수난, 그리고 친한 벗에게서의 미움이나 배신의 자리를 예수님은 믿음의 자리로 선포하고 계십니다.
믿는다는 건, 하느님을 향하여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의 자리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믿음은 시시비비를 가려 옳고 그름으로 사람을, 세상을 갈라놓는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짊어지신 십자가는 당신을 죽이려까지 덤벼든 세상을 사랑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그 방법이 비록 인간의 배타성과 완고함의 결과일지라도 예수님은 묵묵히 받아들였습니다. 믿음은 끝까지, 모든 것을, 무턱대고 믿는 것이지, 제 이익과 신념과 생각을 밑천으로 하는 장사가 아닙니다. 믿음은 그래서 수난과 박해와 미움을 동반하는 것이겠지요. 미운 사람, 악한 사람, 차가운 사람 안에서까지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하기 위해 우리는 그렇게 힘든 믿음을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