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복음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20-23ㄱ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21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버린다.
22 이처럼 너희도 지금은 근심에 싸여 있다.
그러나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23 그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희망의 희년을 살고 있습니다. 교황님께서 희망이라는 낱말을 꺼내 드신 이유는,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희망적이지 못하다는 방증이겠지요. 우리 시대는 위기와 불안이 가득합니다. 생태의 파괴는 지구의 전망을 어둡게 합니다. 후기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경제적 양극화와, 과거사의 해석과 이념의 갈등이 초래하는 정치적 양극화는, 사회의 전망도 우울하게 합니다. 과연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다음 세대는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종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신앙은 또 어떻게 수행되어야 할까요. 막연한 질문은 대답을 도모하지 못합니다. 오늘도 교황님은 희망이라는 낱말에 기대어 이 어둡고 어려운 바다를 헤쳐 나가고 계십니다. 희망이라는 말은 소슬하게 들리며, 이 여정의 끝은 아득해 보입니다.
그러나 그 걸음의 끝에는 ‘기쁨’이 있겠지요. 시대를 이겨 내고 희망을 살기 위해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아도 되는 그때가 반드시 올 겁니다. 우리는 그런 방식으로 내일의 기쁨을, 바로 오늘을 살아낼 수 있고, 어느 누구도 그 기쁨을 우리에게서 빼앗지는 못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