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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복음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1ㄷ-19
그때에 예수님께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어 기도하셨다.
11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키시어,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12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동안,
아버지께서 저에게 주신 이름으로 이들을 지켰습니다.
제가 그렇게 이들을 보호하여,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멸망하도록 정해진 자 말고는
아무도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13 이제 저는 아버지께 갑니다.
제가 세상에 있으면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들이 속으로 저의 기쁨을 충만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저는 이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주었는데,
세상은 이들을 미워하였습니다.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5 이들을 세상에서 데려가시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빕니다.
16 제가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들도 세상에 속하지 않습니다.
17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18 아버지께서 저를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저도 이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19 그리고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저 자신을 거룩하게 합니다.
이들도 진리로 거룩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7) ‘거룩하게 하다’로 번역된 그리스어 ‘하기아조’는 ‘세상과 구별하다. 성별하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요한복음이 말하는 거룩함은 세상과 구별된 거룩함이 아니다. 자신을 버리고 세상과 하나되려는 모습이, 요한복음이 말하는 진정한 거룩함이다. 세상과의 분리가 아니라, 세상 안으로 파견되기 위한 거룩함이다. (요한 17,18 참조)
예전에 우리가 읽던 공동번역 성서는 이 구절을 이렇게 번역했다.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가톨릭 성가 39번 「하나되게 하소서」의 가사에 얹혀, 우리는 이 번역을 잊을 수 없다. 분명한 오역이다. 오역이지만, 참으로 절묘한 오역이다. 요한복음의 거룩함이 독야청청 홀로 세상과 구별된 거룩함이 아니라, 진리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버리는 이의 거룩함이라면, 과연 이 번역을 잘못되었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을 깨끗하게 지키겠다고 세상을 등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세상 안으로 깊이 들어가는 이가 거룩해지는 신비, 이것이 오늘 요한복음이 우리에게 전하는 신앙의 신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