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사제 학자 기념일
복음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간음한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27-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7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28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29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0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31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32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이사 61,1-3ㄹ)와 복음(루카 10,1-9)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산상 수훈의 전반부는 율법에 대한 새로운 해설을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계명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 보자고 초대하십니다. 계명을 외적으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태도의 문제로 보자는 것이지요. 특별히 오늘 복음, 제6계명에 대한 주님의 말씀은 단호합니다. 계명을 지키기 위해 신체의 일부분도 잘라 버리라는 말씀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가 온통 시장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를 최대한 실현하는 것이 미덕이 된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세상에서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타인을 도구로 사용하기 쉬워지겠지요.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도 위법하지 않다는 변명을 둘러대는 사람이 늘어 가는 오늘날,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무엇이 죄인지 분별하고 죄를 피하는 것도 신앙이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요. 예수님은 죄를 피하는 것을 넘어서, 더 큰 덕으로 초대하고 계십니다.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저지르는 일이라 하더라도, 단호하게 결별하는 일. 욕망의 실현이 아니라 가치를 추구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 우리의 신앙이 힘을 내어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