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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백]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교회는 성령 강림 대축일 다음 주일을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초기 교회 때부터 이어져 왔다. 삼위일체 대축일이 보편 전례력에 들어온 것은 14세기, 요한 22세 교황 때이다.
  오늘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미사를 시작하며 사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하고 삼위의 이름으로 인사합니다. 은총과 사랑과 친교의 원천이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신 하느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은 찬미받으소서.
  본기도
하느님 아버지, 진리의 말씀이신 성자와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을 세상에 보내시어 하느님의 놀라우신 신비를 인간에게 밝혀 주셨으니 저희가 참신앙으로 영원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영광을 알고 오직 한 분이시며 전능하신 하느님을 흠숭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지혜는 태어났다.>
▥ 잠언의 말씀입니다.8,22-31
하느님의 지혜가 이렇게 말하였다.
22 “주님께서는 그 옛날 모든 일을 하시기 전에
당신의 첫 작품으로 나를 지으셨다.
23 나는 한처음 세상이 시작되기 전에 영원에서부터 모습이 갖추어졌다.
24 심연이 생기기 전에, 물 많은 샘들이 생기기 전에 나는 태어났다.
25 산들이 자리 잡기 전에, 언덕들이 생기기 전에 나는 태어났다.
26 그분께서 땅과 들을, 누리의 첫 흙을 만드시기 전이다.
27 그분께서 하늘을 세우실 때,
심연 위에 테두리를 정하실 때 나 거기 있었다.
28 그분께서 위의 구름을 굳히시고 심연의 샘들을 솟구치게 하실 때,
29 물이 그분의 명령을 어기지 않도록 바다에 경계를 두실 때,
그분께서 땅의 기초를 놓으실 때
30 나는 그분 곁에서 사랑받는 아이였다.
나는 날마다 그분께 즐거움이었고 언제나 그분 앞에서 뛰놀았다.
31 나는 그분께서 지으신 땅 위에서 뛰놀며 사람들을 내 기쁨으로 삼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4-5.6-7.8-9(◎ 2ㄱㄴ)
◎ 주님, 저희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크시옵니까!
○ 우러러 당신 손가락으로 빚으신 하늘하며, 굳건히 세우신 달과 별들을 바라보나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나이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시나이까? ◎
○ 천사보다는 조금 못하게 만드셨어도, 영광과 존귀의 관을 씌워 주셨나이다. 당신 손으로 지으신 작품들을 다스리게 하시고, 만물을 그 발아래 두셨나이다. ◎
○ 저 모든 양 떼와 소 떼, 들짐승하며,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 물속 길을 다니는 것들을 다스리게 하셨나이다. ◎
  제2독서
<우리는 성령께서 부어 주시는 사랑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갑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5,1-5
형제 여러분,
1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2 믿음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가 서 있는 이 은총 속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3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도 자랑으로 여깁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4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5 그리고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묵시 1,8 참조
◎ 알렐루야.
○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으며 앞으로 오실 하느님 성부 성자 성령은 영광받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2-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
13 그러나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는 스스로 이야기하지 않으시고 들으시는 것만 이야기하시며,
또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
14 그분께서 나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15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저는 길치입니다. 그래서 매일 출근할 때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합니다. 3년이 넘도록 같은 길을 왕복하고 있지만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곤 합니다. 그래서 내비게이션은 저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스템입니다. 그렇다고 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국에서 사목할 때 내비게이션이 있었지만 어디에도 갈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중국어를 몰라서였고 그 다음에는 안내해 주는 방식이 한국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진리로 이끄십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도만 하시지는 않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이끄십니다. 단지 우리는 성령을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됩니다. 가끔 우리의 삶이 혼란스럽고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때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이끌고 계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행여나 잘못된 길로 빠져서 헤매더라도 그분께서 우리를 다시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실 거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거룩하신 주님, 삼위일체를 기리는 교회를 굽어살피시어, 주님 부활의 영광을 굳게 믿으며 사랑으로 하나 되어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보호자이신 주님, 전쟁과 폭력이 심해지는 세상을 살펴 주시어, 악을 악으로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선으로 이겨 냄으로써 주님의 참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3.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자살의 유혹을 받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외로움과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순간에 함께하시고, 사회의 관심과 이웃의 보살핌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 주소서.

4. 본당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저희 본당 공동체에 은총을 베푸시어, 언제나 성령의 이끄심을 따르며 하나 되고, 주님 안에서 참자유를 누리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 하느님,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드리는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께 저희 자신을 영원한 제물로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1 :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의 신비(삼위일체 대축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드님과 성령과 함께 한 하느님이시며 한 주님이시나 한 위격이 아니라 한 본체로 삼위일체 하느님이시옵니다.
주님의 계시로 저희가 믿는 주님의 영광은 아드님께도 성령께도 다름이 없나이다.
그러므로 위격으로는 각각이시요 본성으로는 한 분이시며 위엄으로는 같으심을 흠숭하오며 영원하신 참하느님을 믿어 고백하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대천사와 케루빔과 세라핌도 주님을 끊임없이 찬송하며 소리 맞춰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갈라 4,6 참조
너희가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하느님이 당신 아드님의 영을 너희 마음에 보내셨다. 그 영이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신다.
  영성체 후 묵상
진리의 영께서는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분께서는 앞으로 올 일들도 알려 주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 하느님, 영원하시고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고백하며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저희 몸과 마음을 구원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요한 복음서를 보면 성부와 성자께서는 서로 안에 계시면서 모든 것을 공유하시며 완전한 일치를 이루십니다(10,38; 14,10-11; 14,20; 17,21 참조). 상대 안에 있으려면 먼저 자기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저마다 자신에게서 나와 아버지는 아들에게, 아들은 아버지에게 온전히 자신을 내줌으로써 일치를 이루십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두 가지 원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인 신성을 세 위격이 공유하신다(본성의 일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고유한 위격이신 성부와 성자께서 서로 사랑하시어 당신을 내주시고 상대를 받아들이시면서 성령 안에서 하나 되시는 끊임없는 과정으로서의 일치(사랑의 일치)를 말합니다.
첫 번째 일치는 우리가 ‘믿는’ 신비이고, 두 번째는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일치입니다. 고유한 ‘나’와 ‘너’가 자기에게서 나와서 자신을 내주고 상대를 받아들일 때 삼위일체가 드러납니다. 그러할 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특히 무엇보다 삼위일체의 모상인 가정은 가장 고유한 모습을 지니게 됩니다. 그렇게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성삼위의 존재 방식은 교회의 바탕이요 본보기이며 귀착점으로서 ‘삼위일체의 교회’,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일치로 모인 백성”(교회 헌장, 4항)을 낳습니다.
교회 안의 모든 공동체는 삼위일체의 친교를 따라 살도록 초대받습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큰 신비이기에 우리 삶과 무관한 그저 믿기만 하면 되는 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날마다 실천할 수 있고, 살아가야 하는 신비가 삼위일체의 친교입니다. ‘서로 자기에게서 나와 자신을 내주고 상대를 받아들이면서’ 삼위일체의 친교를 이루며 살아갑시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