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복음
<나를 따라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18-22
그때에 18 예수님께서는 둘러선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19 그때에 한 율법 학자가 다가와 예수님께,
“스승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0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21 그분의 제자들 가운데 어떤 이가,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2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두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은 따름에서 시작해 따름으로 끝난다. ‘따르겠다’라는 의지와 ‘따라라’는 주님의 명령 사이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사실 복음은 두 따름 사이에 어려움이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여우나 새와 같은 동물조차 지니는 보금자리를, 따르는 이는 가질 수 없을 것이다. 이뿐이랴.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는 것처럼 당연한 일들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이 일련의 말씀은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라는 호기로운 다짐 앞에 놓이는 진지한 질문이다. 따르겠다고 한 그대는 의지할 데가 없는 고독과 사랑하는 것들에 대한 포기를 각오하고 있는가. 우리 신앙인이 예수님의 제자를 자처하는 이상, 복음의 질문은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럼에도 복음이 “너는 나를 따라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끝남을 기억하면 좋겠다. ‘따를 거면 알아서 잘하고, 말 거면 가 버려’가 아니다. 수많은 어려움에도 주님은 우리가 당신을 따르기를 바라시고, 또 그것을 권하고 계신다. 결국 우리 신앙은 호기롭게 시작하여 현실의 어려움을 깨닫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나아가자는 주님의 이끄심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닐까. 우리 각자가 계속해서 주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의 힘이 되고 예수님의 힘이 되는 하루를 보내길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