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입당송
시편 17(16),15 참조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당신 영광 드러날 때 흡족하리이다.
본기도
하느님,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믿음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을 지혜롭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더욱 번성할 것이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1,8-14.22
그 무렵 8 요셉을 알지 못하는 새 임금이 이집트에 군림하게 되었다.
9 그가 자기 백성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이스라엘 백성이 우리보다 더 많고 강해졌다.
10 그러니 우리는 그들을 지혜롭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그들이 더욱 번성할 것이고,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그들은 우리 원수들 편에 붙어
우리에게 맞서 싸우다 이 땅에서 떠나가 버릴 것이다.”
11 그래서 이집트인들은 강제 노동으로
그들을 억압하려고 그들 위에 부역 감독들을 세웠다.
그렇게 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파라오의 양식을 저장하는 성읍,
곧 피톰과 라메세스를 짓게 되었다.
12 그러나 그들은 억압을 받을수록 더욱 번성하고 더욱 널리 퍼져 나갔다.
이집트인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두려워하게 되었다.
13 그리하여 이집트인들은 이스라엘 자손들을 더욱 혹독하게 부렸다.
14 진흙을 이겨 벽돌을 만드는 고된 일과 온갖 들일 등,
모든 일을 혹독하게 시켜 그들의 삶을 쓰디쓰게 만들었다.
22 마침내 파라오가 온 백성에게 명령하였다.
“히브리인들에게서 태어나는 아들은 모두 강에 던져 버리고,
딸은 모두 살려 두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4(123),1-3.4-6.7-8(◎ 8ㄱ)
◎ 우리 구원은 주님 이름에 있네.
○ 이스라엘은 말하여라.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셨던들, 사람들이 우리에게 맞서 일어났을 때,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지 않으셨던들, 우리를 거슬러 저들의 분노가 타올랐을 때, 우리를 산 채로 삼켜 버렸으리라. ◎
○ 물살이 우리를 덮치고 급류가 우리를 휩쓸었으리라. 거품을 뿜어내는 물살이 우리를 휩쓸었으리라. 저들 이빨에 우리를 먹이로 내주지 않으셨으니, 주님은 찬미받으소서. ◎
○ 사냥꾼의 그물에서, 우리는 새처럼 벗어났네. 그물은 찢어지고, 우리는 벗어났네. 우리 구원은 주님 이름에 있네.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시네. ◎
복음 환호송
마태 5,10
◎ 알렐루야.
○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알렐루야.
복음
<나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34─1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34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35 나는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36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
3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8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9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40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41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4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11,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다 지시하시고 나서,
유다인들의 여러 고을에서 가르치시고 복음을 선포하시려고
그곳에서 떠나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우리 평화는 근심 걱정 없는 ‘무사 무탈의 평안함’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시금 기쁨을 이루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다. 사실 그렇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리고, 그래서 서로 얼굴 붉힐 일 없으면 가장 좋겠지만, 세상일이 어떻게 그렇게 될까. 슬프고 좌절하는 상황이 올지라도 다시금 시작할 힘을 요청하는 겸손한 마음가짐, 그것이 십자가라는 처형 도구를 생명의 원천으로 품고 살아가는 우리의 평화이자 친교가 아닐까.
그래서 평화를 이루는 데는 큰 값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일시적으로 다툼이 멎은 것 같은 소강상태에서 타협하지 않고, 정직하게 진짜 화해를 추구하려는 지난한 노력, 이 같은 용기에서 평화는 시작된다. 집안 식구가 서로 원수가 되고, 제 십자가를 져야 하고, 예수님 때문에 우리 목숨까지 버려야 한다는 일련의 말씀은, 그만큼 평화를 이루기 위해 우리 각자의 희생과 치열한 고뇌가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많이 다투고 많이 시기하는 것이 우리 모습이다. 그런 모습에도, 하느님의 평화를 이루라고 우리를 부르셨다. 혼란한 세상에서 평화를 이루는 우리 성소를 기억하며, 가장 작은 실천을 이뤄 보길 바란다. 주님께서도 말씀하시지 않는가. “시원한 물 한 잔”에서 시작해 보라고.
예물 기도
주님, 교회가 바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받아들이시어 주님을 믿는 이들에게 성덕을 더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84(83),4-5 참조
주님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짓고, 제비도 둥지를 틀어 거기에 새끼를 치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또는>
요한 6,5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선물을 받고 비오니 저희가 이 성찬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나날이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처럼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는 말씀을 접하면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 내내 자주 평화에 대하여 말씀하셨는데, 오늘 복음에서는 오히려 그분께서 평화가 아닌 칼을 주러 왔으며 심지어 그 칼이 가족까지도 갈라놓는 도구가 되리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평화는 하느님의 선물이고 충만한 삶을 의미하며 진실을 감추고 겉으로만 분쟁이 없는 상태의 세상적 평화와는 다릅니다. 참된 평화는 악과 공존할 수 없습니다. 예언자들이나 성인들, 그리고 누구보다도 예수님께서는 사회악을 거침없이 드러내십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에 그분을 단죄하는 무리가 생기는가 하면 그분께서 참예언자이시기에 기뻐하는 무리도 생깁니다. 그분으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둘로 갈라집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칼은 폭력의 상징이 아니라 분리의 상징으로서 무엇이 참되고 구원인지, 무엇이 거짓이고 파멸인지를 구별해 줍니다. 예수님과 그분의 말씀은 사람의 마음에 스며들어 생명을 주는 생각과 인간을 해치는 생각을 분별하게 합니다. 모호한 태도를 지니지 않게 하고 언제나 결단을 내리게 합니다. 듣는 이가 하느님을 선택하고 하느님을 거스르는 모든 것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사람들에게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라는 숨은 동기 때문에, 결단을 요구하는 하느님 말씀을 겉으로만 듣고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거짓 평화 속에서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나는 공동체 안에서 거짓 평화를 누리고 있는지, 아니면 참평화를 위하여 분열과 반대도 기꺼이 떠맡는 그분의 제자로 살고 있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합시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