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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백] 카르멜산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17(16),15 참조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당신 영광 드러날 때 흡족하리이다.
  본기도
하느님, 길 잃은 사람들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시어 올바른 길로 돌아오게 하시니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모든 이가 그 믿음에 어긋나는 것을 버리고 올바로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3,1-6.9-12
그 무렵 1 모세는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고 있었다.
그는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다.
2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 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저 떨기가 왜 타 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4 모세가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시고,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5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6 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
9 “이제 이스라엘 자손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에게 다다랐다.
나는 이집트인들이 그들을 억누르는 모습도 보았다.
10 내가 이제 너를 파라오에게 보낼 터이니,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어라.”
11 그러자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
12 하느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너와 함께 있겠다.
이것이 내가 너를 보냈다는 표징이 될 것이다.
네가 이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면,
너희는 이 산 위에서 하느님을 예배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03(102),1-2.3-4.6-7(◎ 8ㄱ)
◎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네.
○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 ◎
○ 네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네 모든 아픔을 없애시는 분. 네 목숨을 구렁에서 구해 내시고, 자애와 자비의 관을 씌우시는 분. ◎
○ 주님은 정의를 펼치시고, 억눌린 이 모두에게 공정을 베푸시네. 당신의 길을 모세에게, 당신의 업적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알리셨네. ◎
  복음 환호송
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지혜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5-27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26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7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무도 아들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무도 아버지를 알지 못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복음이 말하는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은 실제로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들이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 안다고 착각하는 헛똑똑이들입니다. 진정한 지혜는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며, 성령께서 맺어 주시는 열매입니다. 자신이 가진 한 줌의 지식으로 완고해진 사람은 하느님의 신비를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비어 있는 그릇에만 새로운 것이 들어오는 법이지요. 아집으로 가득 찬 마음에는 하느님이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하느님의 진리를 담기 위해서는, 내 마음속 아집을 덜어 내야 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하지만, 아는 것에 갇히면 ‘아는 것만 보게’ 되지요. 내가 아는 것에 갇히지 않도록,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고 겸손하게 고백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지혜는 겸손한 영혼에, 어린아이같이 자신을 낮추는 영혼에 밝히 드러납니다. 헛똑똑이들의 지식이 아니라, 자신을 철부지 어린이로 여기는 복된 겸손 안에서 하느님은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예물 기도
주님, 교회가 바치는 예물을 굽어보시고 받아들이시어 주님을 믿는 이들에게 성덕을 더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84(83),4-5 참조
주님 제단 곁에 참새도 집을 짓고, 제비도 둥지를 틀어 거기에 새끼를 치나이다. 만군의 주님, 저의 임금님, 저의 하느님! 행복하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이들! 그들은 영원토록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또는>

요한 6,56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거룩한 선물을 받고 비오니 저희가 이 성찬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나날이 구원의 은혜를 누리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독서는 하느님의 드러나심과 모세의 파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먼저 모세의 모습을 보면, 파견하시는 하느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작음, 무능함, 아무것도 아님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무엇이라고 감히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낼 수 있겠습니까?”(탈출 3,11)
탈출기 앞부분에는, 이집트의 온갖 훌륭한 교육을 받고 군사 지휘 면에서도 전문가였으며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키려는 열의로 가득 찬 모세가 나옵니다. 그러나 사십 년이 지나서(사도 7,30 참조) 이미 노쇠해 있고, 어쩌면 낙심, 절망, 그리고 일상에 자신을 적응시킨 무기력한 지금의 모세가 백성의 해방을 위하여 파견됩니다. 자신의 능력과 열의를 신뢰하는 모세가 아니라 자신의 무능을 잘 알고 있는 나약한 모세를 주님께서 파견하십니다.
구약 성경 전체의 뿌리가 되는 탈출 체험의 시작인 이 하느님의 나타나심도 떨기나무에 불이 붙은 모습, 곧 그 자체로는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만큼 평범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모습으로 오시는 하느님을 비로소 작은 이, 곧 무력한 모세가 볼 수 있었습니다.
높은 이에게는 낮고 평범한 곳이 보이지 않습니다. 작은 이에게만 그것이 보이며, 그 작은 사건이 큰 일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처럼 작은 존재가 가장 큰 일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마태 11,25).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