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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16주간 수요일
[백] 성녀 비르지타 수도자
  입당송
시편 54(53),6.8
보라, 하느님은 나를 도우시는 분, 주님은 내 생명을 떠받치는 분이시다. 저는 기꺼이 당신께 제물을 바치리이다. 주님, 좋으신 당신 이름 찬송하리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주님의 은총을 인자로이 더해 주시어 믿음과 희망과 사랑으로 언제나 깨어 주님의 계명을 충실히 지키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양식을 비처럼 내려 주리라.>
▥ 탈출기의 말씀입니다.16,1-5.9-15
1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는 엘림을 떠나,
엘림과 시나이 사이에 있는 신 광야에 이르렀다.
그들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뒤, 둘째 달 보름이 되는 날이었다.
2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가 광야에서 모세와 아론에게 불평하였다.
3 이들에게 이스라엘 자손들이 말하였다.
“아, 우리가 고기 냄비 곁에 앉아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
이집트 땅에서 주님의 손에 죽었더라면!
그런데 당신들은 이 무리를 모조리 굶겨 죽이려고,
우리를 이 광야로 끌고 왔소?”
4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내가 하늘에서 너희에게 양식을 비처럼 내려 줄 터이니,
백성은 날마다 나가서 그날 먹을 만큼 모아들이게 하여라.
이렇게 하여 나는 이 백성이
나의 지시를 따르는지 따르지 않는지 시험해 보겠다.
5 엿샛날에는, 그날 거두어들인 것으로 음식을 장만해 보면,
날마다 모아들이던 것의 갑절이 될 것이다.”
9 모세가 아론에게 말하였다.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주님께서 너희의 불평을 들으셨으니,
그분 앞으로 가까이 오너라.’ 하고 말하십시오.”
10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들의 온 공동체에게 말하고 있을 때,
그들이 광야 쪽을 바라보니, 주님의 영광이 구름 속에 나타났다.
11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렇게 이르셨다.
12 “나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에게 이렇게 일러라.
‘너희가 저녁 어스름에는 고기를 먹고,
아침에는 양식을 배불리 먹을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내가 주 너희 하느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13 그날 저녁에 메추라기 떼가 날아와 진영을 덮었다.
그리고 아침에는 진영 둘레에 이슬이 내렸다.
14 이슬이 걷힌 뒤에 보니, 잘기가 땅에 내린 서리처럼
잔 알갱이들이 광야 위에 깔려 있는 것이었다.
15 이것을 보고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
“이게 무엇이냐?” 하고 서로 물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주님께서 너희에게 먹으라고 주신 양식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78(77),18-19.23-24.25-26.27-28(◎ 24ㄴ 참조)
◎ 주님은 하늘의 양식을 주셨네.
○ 그들은 마음속으로 하느님을 시험하며, 욕심대로 먹을 것을 달라 하였네. 하느님을 거슬러 그들은 말하였네. “하느님이신들 광야에다, 상을 차리실 수 있으랴?” ◎
○ 그분은 높은 구름에 명하시고, 하늘의 문을 열어 주시어, 만나를 비처럼 내려 그들에게 먹이시고, 하늘의 양식을 그들에게 주셨네. ◎
○ 천사들의 빵을 사람이 먹었네. 주님이 양식을 넉넉히 보내셨네. 하늘에서 샛바람 일으키시고, 당신 힘으로 마파람 몰아오셨네. ◎
○ 그들 위에 먼지처럼 고기를, 바다의 모래처럼 날짐승을 내리셨네. 그들 진영 한가운데에, 천막 둘레에 떨어뜨리셨네. ◎
  복음 환호송
◎ 알렐루야.
○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 씨 뿌리는 이는 그리스도이시니 그분을 찾는 사람은 모두 영원히 살리라.
◎ 알렐루야.
  복음
<열매는 백 배가 되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1-9
1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2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4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5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6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7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8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9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은 많은 열매를 맺고, 돌밭이나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앗은 말라 죽는다는 이야기다. 예수님은 이어지는 구절에서 이 비유를 친히 풀이해주신다. 환난과 박해,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말씀의 숨을 막아 버리니, 부디 마음을 옥토로 만들어, 말씀이 깊이 뿌리 내리게 하라는 말씀이다.(마태 13,18-23 참조) 열매 맺을 사람은 열매를 맺고, 못 맺을 사람은 결국 못 맺을 거라는 말씀으로 오늘 비유를 읽어서는 안 된다. 나쁜 땅도 좋은 땅이 될 수 있다. 
예수님 시대의 파종법을 알면, 오늘 비유가 달리 보인다. 당시 이스라엘의 농부는 밭을 갈지 않고 씨부터 흩뿌렸다. 씨는 돌밭이나 길에 떨어지기 일쑤였다. 농부는 파종 후에 열심히 땅을 일궜다. 밭에 박힌 돌을 파내고, 밭을 덮은 가시덤불을 치웠다. 농부는 나쁜 땅을 최대한 좋게 만들려 애를 썼다. 과연 우리 중에 누가 스스로 옥토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환난과 세상 근심에 자유로운 사람이 누가 있는가? 우리의 마음은 옥토가 아니라 황무지에 가깝지만,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 오늘도 주님이 우리 마음의 밭을 애써 일구시기 때문이다.
  예물 기도
하느님, 구약의 제사들을 하나의 제사로 완성하셨으니 하느님의 종들이 정성껏 바치는 이 예물을 받으시고 아벨의 제물처럼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존엄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봉헌하는 이 제사가 인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1(110),4-5
당신 기적들 기억하게 하시니,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로우시다. 당신 경외하는 이들에게 양식을 주신다.

<또는>

묵시 3,20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거룩한 신비의 은총으로 저희를 가득 채워 주셨으니 자비로이 도와주시어 저희가 옛 삶을 버리고 새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서는 가르침의 여러 형태 가운데에서 비유를 선호하셨습니다. 기록된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약 3분의 1 정도입니다. 비유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간결하고 생생한 이야기로 꾸며집니다. 씨 뿌리는 이야기, 물고기를 잡아서 고르는 어부 이야기, 포도원의 일꾼들 이야기, 진주 상인 이야기, 잃어버린 양 이야기, 누룩 이야기 등 갈릴래아의 민중들이 쉽게 만날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하시어 하느님 나라라는 새로운 세상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이 비유의 소재들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농부, 어부, 일용직 노동자, 상인, 목자, 심지어 당대 가르침에서 소외된 여자들도 당신 말씀의 대상으로 삼으셨습니다. 친밀한 소재이기에 청중들을 생생하게 끌어들였습니다. 배우지 못한 사람들도 소외감이나 열등감 없이 하느님과 그분 나라의 현실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비유가 보여 주는 현실을 추구하며, 그것을 향하여 나아갈 결심을 하도록 이끄셨습니다.
본질적으로 비유는 듣는 사람의 반감을 극복하고자 사용되었던 문답식 형태였기에,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 율법 학자들, 사제들 같은 당신의 반대자들에게서도 공감을 끌어내고자 비유를 쓰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방어하는 데 급급하시지 않고, 직선적이지 않게, 마음에 호소하는 방법으로 하느님의 존재 양식과 행동 양식을 알려 주시고 그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판단하여(마태 18,12; 21,28 참조) 결론을 끌어낼 수 있게 하십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사려 깊게 사람을 이끄는 방법을 알고 계시면서 그 누구도 복음의 대상에서 제외하시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의 씨 뿌리는 이처럼 모든 마음에 복음의 씨를 뿌리십니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