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복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54-58
그때에 54 예수님께서 고향에 가시어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셨다.
그러자 그들은 놀라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55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그의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56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57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58 그리고 그들이 믿지 않으므로 그곳에서는 기적을 많이 일으키지 않으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로마 8,1-4)와 복음(마태 5,13-19)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 고향 사람들의 질문을 열거하고 있습니다. 질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 질문이 아니고, 그 말에 담긴 마음도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군요. 아마도 이 말들은 예수님께는 화살촉처럼 뾰족한 말이었겠지요. 그런데 복음사가가 종이 위에 쓰고 우리에게 전해졌을 때는,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이 말들은 예수님을 의심하는 말이 아니라, 예수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알려주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어제의 사람들이 의심의 눈초리로 건넨 말에, 오늘의 저는 마음을 기대 놓습니다. 온종일 곤죽이 되도록 일하고 겨우 한숨 돌려, 그분이 ‘목수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을 마주합니다. 주님께서는 머리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땀을 흘리는 마음을 알고 계시겠지요. 그분은 먹고 살기 위해 매일 거친 노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언젠가 사람들이 의심을 담아 뱉은 말이, 오늘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있군요. 그것 또한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