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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백]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도미니코 성인은 1170년 무렵 에스파냐 칼레루에가의 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성덕을 쌓는 데 몰두하던 그는 사제가 되어 하느님 말씀을 열정적으로 설교하여 사람들을 회개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1206년 설교와 종교 교육을 주로 담당하는 설교자회(도미니코 수도회)를 세우고, 청빈한 삶과 설교로 복음의 진리를 철저히 탐구하도록 독려하였다. 성인은 1221년에 선종하였으며, 1234년 그레고리오 9세 교황께서 시성하셨다.
  입당송
집회 15,5 참조
주님이 그를 지혜와 지식의 영으로 충만하게 하시어, 회중 가운데에서 그의 입을 열어 주시고, 영광의 옷을 입혀 주셨네.
  본기도
주님, 복된 도미니코 사제는 주님의 진리를 전하는 훌륭한 설교자였으니 저희가 그의 성덕과 가르침으로 도움을 받고 그의 전구로 보호를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을 사랑하셨으므로 그 후손들을 선택하셨다.>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4,32-40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32 “이제, 하느님께서 땅 위에 사람을 창조하신 날부터
너희가 태어나기 전의 날들에게 물어보아라.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물어보아라.
과연 이처럼 큰일이 일어난 적이 있느냐?
이와 같은 일을 들어 본 적이 있느냐?
33 불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도
너희처럼 살아남은 백성이 있느냐?
34 아니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집트에서
너희가 보는 가운데 너희를 위하여 하신 것처럼,
온갖 시험과 표징과 기적, 전쟁과 강한 손과 뻗은 팔과 큰 공포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 가운데에서 데려오려고 애쓴 신이 있느냐?
35 그것을 너희에게 보여 주신 것은 주님께서 하느님이시고,
그분 말고는 다른 하느님이 없음을 너희가 알게 하시려는 것이다.
36 그분께서는 너희를 깨우치시려고
하늘로부터 당신의 소리를 너희에게 들려주셨다.
또 땅 위에서는 당신의 큰 불을 너희에게 보여 주시고,
너희가 불 가운데에서 울려 나오는 그분의 말씀을 듣게 해 주셨다.
37 그분께서는 너희 조상들을 사랑하셨으므로 그 후손들을 선택하셨다.
그분께서는 몸소 당신의 큰 힘으로 너희를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셨다.
38 그리하여 너희보다 크고 강한 민족들을 너희 앞에서 내쫓으시고,
너희를 이 땅으로 데려오셔서,
오늘 이처럼 이 땅을 너희에게 상속 재산으로 주신 것이다.
39 그러므로 너희는 오늘,
주님께서 위로는 하늘에서, 아래로는 땅에서 하느님이시며,
다른 하느님이 없음을 분명히 알고 너희 마음에 새겨 두어라.
40 너희는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규정과 계명들을 지켜라.
그래야 너희와 너희 자손들이 잘되고,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영원토록 주시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77(76),12-13.14-15.16과 21(◎ 12ㄱ)
◎ 저는 주님 업적을 생각하나이다.
○ 저는 주님 업적을 생각하나이다. 그 옛날 당신이 이루신 기적을 생각하나이다. 당신의 모든 행적을 되새기고, 당신이 하신 일들을 묵상하나이다. ◎
○ 하느님, 당신의 길은 거룩하옵니다. 하느님처럼 위대한 신이 어디 또 있으리이까? 당신은 기적을 이루시는 하느님, 백성들에게 당신 권능을 드러내셨나이다. ◎
○ 당신 팔로 당신 백성을, 야곱과 요셉의 자손들을 구원하셨나이다. 당신은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당신 백성을 양 떼처럼 이끄셨나이다. ◎
  복음 환호송
마태 5,10
◎ 알렐루야.
○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 알렐루야.
  복음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24-28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2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1코린 2,1-10ㄱ)와 복음(루카 9,57-62)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침묵』으로 알려진 작가 엔도 슈사쿠는, 『나의 예수』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예수는 십자가를 도중에 버리지 않고 질질 끌고 갔습니다.”* 이 표현은 누군가에게 불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많은 것을 담아냅니다. 초라하고 아름답지 못한 것을 마지막까지 끌어안고자 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저 문장은 간명히 표현합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그런 일입니다.
십자가를 버려서는 안 되지만, 버려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자신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과거와 기억과 감정에 얽매여 살아갑니다. 고통을 느낍니다.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평생 자신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자신을 버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묘한 해방감을 줍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 신앙을 간직한다는 것, 날마다 어렵습니다. 자기 비움과 십자가의 신비를 언제나 깨달을 수 있을까요. 오늘도 작은 걸음을 내딛습니다.

* 엔도 슈사쿠, 『나의 예수』, 이평춘, 로만, 2023, 214.
  예물 기도
주님, 복된 도미니코의 전구로 저희의 기도를 인자로이 들어주시고 이 제사의 놀라운 능력으로 주님의 은총을 베푸시어 신앙을 지키는 모든 이를 보호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루카 12,42 참조
주님은 당신 가족을 맡겨 제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을 세우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복된 도미니코를 기념하며 천상 성사에 참여하였으니 그의 설교로 더욱 빛나게 된 주님의 교회가 그의 전구로 도움을 받고 성체의 힘으로 경건한 신심을 키워 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우리에게는 저마다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 눈에는 대단한 영광처럼 보일지라도, 적어도 그에게만은 피하고 싶은 십자가일 수 있습니다. 모든 이가 인정하는 영광의 십자가라면 내심 뿌듯한 마음으로 기꺼이 지겠지만, 속내 모르는 이들의 질투 어린 시선을 받으면서까지 짊어져야 하는 십자가는 말 못 할 고통을 낳기도 합니다.
자연스럽게 주님께 여쭙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지고 가야 할 십자가’인지. 그러고는 주님께 용기를 청합니다, 이 길을 기쁘게 걸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다른 사람의 십자가가 아니라 자신의 십자가를 지라고. 다른 사람의 십자가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십자가를 팽개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고.
십자가는 무엇보다 나와 하느님의 관계입니다. 다른 이를 의식하는 한 십자가는 빛을 잃고 맙니다. 다른 이가 인정하는 십자가만을 고집한다면 그것은 한낱 자신만의 영광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그 십자가를 이해하고, 주님께서 나를 지켜보시듯 말없이 나의 등을 도닥이며 격려해 주는 소중한 벗들을 떠올립니다. 벗들의 십자가를 보며 그들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그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나 또한 소중히 여기고 보듬으려고 노력합니다. 주님께서 그렇게 하시듯이.
저마다 짊어진 십자가는 달라도 서로 이해할 때,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내가 나의 십자가로 힘들어하는 바로 그 순간이 어쩌면 나의 십자가와 벗들의 십자가와 주님의 십자가가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시간일 것입니다.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