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도미니코 사제 기념일
복음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24-28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2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이들 가운데에는
죽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자기 나라에 오는 것을 볼 사람들이 더러 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1코린 2,1-10ㄱ)와 복음(루카 9,57-62)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침묵』으로 알려진 작가 엔도 슈사쿠는, 『나의 예수』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예수는 십자가를 도중에 버리지 않고 질질 끌고 갔습니다.”* 이 표현은 누군가에게 불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표현은 많은 것을 담아냅니다. 초라하고 아름답지 못한 것을 마지막까지 끌어안고자 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저 문장은 간명히 표현합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그런 일입니다.
십자가를 버려서는 안 되지만, 버려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자신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과거와 기억과 감정에 얽매여 살아갑니다. 고통을 느낍니다.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평생 자신임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자신을 버리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묘한 해방감을 줍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 신앙을 간직한다는 것, 날마다 어렵습니다. 자기 비움과 십자가의 신비를 언제나 깨달을 수 있을까요. 오늘도 작은 걸음을 내딛습니다.
* 엔도 슈사쿠, 『나의 예수』, 이평춘, 로만, 2023,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