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홍] 십자가의 성녀 데레사 베네딕타 동정 순교자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70(69),2.6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주님, 어서 저를 도우소서. 저의 도움, 저의 구원은 주님이시니, 주님, 더디 오지 마소서.
본기도
주님, 주님의 종들에게 끊임없이 자비를 베푸시니 주님을 창조주요 인도자로 모시는 이들과 함께하시어 주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고 새롭게 하신 모든 것을 지켜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 신명기의 말씀입니다.6,4-13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4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5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6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7 너희는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이 말을 너희 자녀에게 거듭 들려주고 일러 주어라.
8 또한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9 그리고 너희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 놓아라.
10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 조상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땅을 너희에게 주시려고,
너희를 그곳으로 데려가실 것이다.
거기에는 너희가 세우지 않은 크고 좋은 성읍들이 있고,
11 너희가 채우지 않았는데도 이미 온갖 좋은 것으로 가득 찬 집들과,
너희가 파지 않았는데도 이미 파인 저수 동굴들과,
너희가 가꾸지도 않은 포도밭과 올리브 밭이 있다.
거기에서 너희가 마음껏 먹게 될 때,
12 너희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내신 주님을
잊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13 너희는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기며,
그분의 이름으로만 맹세해야 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8(17),2-3ㄱ.3ㄴㄷ-4.47과 51(◎ 2)
◎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 저의 힘이신 주님, 당신을 사랑하나이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시옵니다. ◎
○ 주님은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 저의 방패, 제 구원의 뿔, 저의 성채시옵니다. 찬양하올 주님 불렀을 때, 저는 원수에게서 구원되었나이다. ◎
○ 주님은 살아 계시다! 나의 반석 찬미받으시리니, 내 구원의 하느님 드높으시다. 주님은 당신 임금에게 큰 구원 베푸시고, 당신의 메시아에게 자애를 베푸신다. ◎
복음 환호송
2티모 1,10 참조
◎ 알렐루야.
○ 우리 구원자 그리스도 예수님은 죽음을 없애시고 복음으로 생명을 환히 보여 주셨네.
◎ 알렐루야.
복음
<믿음이 있으면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14ㄴ-20
그때에 14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무릎을 꿇고 15 말하였다.
“주님, 제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간질병에 걸려 몹시 고생하고 있습니다.
자주 불 속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또 자주 물속으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16 그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데려가 보았지만 그들은 고치지 못하였습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아, 믿음이 없고 비뚤어진 세대야!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아이를 이리 데려오너라.” 하고 이르셨다.
18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 호통을 치시자 아이에게서 마귀가 나갔다.
바로 그 시간에 아이가 나았다.
19 그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님께 다가와,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20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복음을 읽다 보면 예수님께서 기쁨과 분노, 슬픔과 괴로움 등 당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시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오늘 복음에서는 여전히 믿음이 부족한 제자들을 향한 예수님의 답답함, 혹은 속상함이 드러나고 있는 듯합니다. “내가 언제까지 너희와 함께 있어야 하느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를 참아 주어야 한다는 말이냐?”
그렇지만 예수님의 이 속상한 마음은 그들을 당신의 기준에 맞춰 당신이 원하는 모습대로 되기를 바라는 욕심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제자들을 향한 그분의 진정한 사랑의 또 다른 감정표현으로 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들이 진정으로 잘되기를 바라는 이타적인 사랑의 마음에서 출발한 속상함으로 느껴진다는 것이죠.
우리 모두가 때때로 느끼게 되는 누군가를 향한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보게 되는 예수님의 마음은 그러한 누군가를 향한 속상한 감정이 나의 욕심에서 출발하는지, 아니면 진정 상대를 향한 이타적 사랑에서 출발하는지 성찰하게 만들어 주는 듯합니다.
예물 기도
자비로우신 주님, 저희가 드리는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영적인 제물로 받아들이시어 저희의 온 삶이 주님께 바치는 영원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지혜 16,20 참조
주님은 하늘에서 마련하신 빵을 저희에게 주셨나이다. 그 빵은 누구에게나 맛이 있어 한없는 기쁨을 주었나이다.
<또는>
요한 6,35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천상 양식으로 새로운 힘을 주시니 언제나 주님의 사랑으로 저희를 보호하시어 저희가 영원한 구원을 받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독서는 “이스라엘아, 들어라!”(신명 6,4)를 뜻하는 ‘쉐마 이스라엘’을 전합니다. 유다인들이 하루에 두 번 읊조리는 신앙의 정수입니다.
신명기 6장 4-13절은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6,4)라는 전반부와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6,5)라는 후반부입니다. 전반부는 하느님께서 유일한 주님이시라고 고백하는 유일신 신앙을, 후반부는 그분을 향한 인간의 맞갖은 자세를 다룹니다. 이 후반부에서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라는 것은 전인격적으로 하느님을 섬기라는, 곧 특정 목적이나 꿍꿍이 또는 잇속을 차리려고 하느님을 섬기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마귀 들린 아들을 둔 아버지가 먼저 제자들에게, 그다음으로 예수님께 찾아와 구마를 청하는 장면입니다. 제자들은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기에 실패한 까닭을 스승께 여쭙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역설적이면서도 명쾌합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고 잴 수도 없습니다. 겨자씨 한 알과 산은 크기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납니다. 작은 믿음이더라도 그것이 질적으로 훌륭하며 전인격적인 믿음이라면 못할 일이 없다는 내용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목적 지향적이지는 않습니까? 치유, 행복, 평화, 건강이라는 이름으로 저마다 잇속을 차리려 ‘하느님’이라는 보험을 들려고 하지는 않습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습니까?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