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백] 헝가리의 성 스테파노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입당송
시편 74(73),20.19.22.23 참조
주님, 당신의 계약을 돌아보소서! 가련한 이들의 생명을 저버리지 마소서. 일어나소서, 주님, 당신의 소송을 친히 이끄소서. 당신을 찾는 이들이 외치는 소리를 잊지 마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성령의 이끄심으로 하느님을 감히 아버지라 부르오니 저희 마음에 자녀다운 효성을 심어 주시어 약속하신 유산을 이어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 여호수아기의 말씀입니다.24,14-29
그 무렵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14 “이제 너희는 주님을 경외하며 그분을 온전하고 진실하게 섬겨라.
그리고 너희 조상이 강 건너편과 이집트에서 섬기던 신들을 버리고
주님을 섬겨라.
15 만일 주님을 섬기는 것이 너희 눈에 거슬리면,
너희 조상들이 강 건너편에서 섬기던 신들이든,
아니면 너희가 살고 있는 이 땅 아모리족의 신들이든,
누구를 섬길 것인지 오늘 선택하여라. 나와 내 집안은 주님을 섬기겠다.”
16 그러자 백성이 대답하였다.
“다른 신들을 섬기려고 주님을 저버리는 일은 결코 우리에게 없을 것입니다.
17 우리와 우리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종살이하던 집에서 데리고 올라오셨으며,
우리 눈앞에서 이 큰 표징들을 일으키신 분이 바로 주 우리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걸어온 그 모든 길에서,
또 우리가 지나온 그 모든 민족들 사이에서 우리를 지켜 주셨습니다.
18 또한 주님께서는 모든 민족들과 이 땅에 사는 아모리족을
우리 앞에서 몰아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그분만이 우리의 하느님이십니다.”
19 그러자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주님을 섬길 수 없을 것이다.
그분께서는 거룩하신 하느님이시며 질투하시는 하느님으로서,
너희의 잘못과 죄악을 용서하지 않으신다.
20 너희가 주님을 저버리고 낯선 신들을 섬기면,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선을 베푸신 뒤에라도,
돌아서서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시고 너희를 멸망시켜 버리실 것이다.”
21 백성이 여호수아에게 말하였다.
“아닙니다. 우리는 주님을 섬기겠습니다.”
22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너희가 주님을 선택하고
그분을 섬기겠다고 한 그 말에 대한 증인은
바로 너희 자신이다.” 하고 말하자,
그들이 “우리가 증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3 “그러면 이제 너희 가운데에 있는 낯선 신들을 치워 버리고,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마음을 기울여라.” 하자,
24 백성이 여호수아에게 말하였다.
“우리는 주 우리 하느님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을 듣겠습니다.”
25 그날 여호수아는 스켐에서 백성과 계약을 맺고
그들을 위한 규정과 법규를 세웠다.
26 여호수아는 이 말씀을 모두 하느님의 율법서에 기록하고,
큰 돌을 가져다가 그곳 주님의 성소에 있는 향엽나무 밑에 세웠다.
27 그러고 나서 여호수아는 온 백성에게 말하였다.
“보라, 이 돌이 우리에게 증인이 될 것이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르신 모든 말씀을 이 돌이 들었다.
그래서 이것은 너희가 너희 하느님을 부정하지 못하게 하는 증인이 될 것이다.”
28 여호수아는 백성을 저마다 상속 재산으로 받은 땅으로 돌려보냈다.
29 이런 일들이 있은 뒤에 주님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죽었다.
그의 나이는 백열 살이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6(15),1-2ㄱ과 5.7-8.11(◎ 5ㄱ 참조)
◎ 주님, 당신은 제 몫의 유산이시옵니다.
○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주님께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주님.” 주님은 제 몫의 유산, 저의 잔. 당신이 제 운명의 제비를 쥐고 계시나이다. ◎
○ 저를 타이르시는 주님 찬미하오니, 한밤에도 제 양심이 저를 깨우나이다. 언제나 제가 주님을 모시어, 당신이 제 오른쪽에 계시니 저는 흔들리지 않으리이다. ◎
○ 당신이 저에게 생명의 길 가르치시니, 당신 얼굴 뵈오며 기쁨에 넘치고, 당신 오른쪽에서 길이 평안하리이다. ◎
복음 환호송
마태 11,25 참조
◎ 알렐루야.
○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찬미받으소서. 아버지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셨나이다.
◎ 알렐루야.
복음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9,13-15
13 그때에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와서
그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해 달라고 하였다.
그러자 제자들이 사람들을 꾸짖었다.
14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셨다.
“어린이들을 그냥 놓아두어라.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마라.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15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주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는 자신의 나약함을 알고 하느님께 전적으로 의지하고 순종하는 모습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의 나약함에 대한 성찰과 순종의 자세를 열등감이나 내적 결핍, 혹은 지나친 의존적 성향과 혼동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열등감과 의존적 성향의 이면에는 사실 강한 자기 욕망과 이기심, 그리고 책임 회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의 또 다른 표현 방식인 것입니다. 반면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어린이와 같은 마음은 자신의 부족함에도 좌절하지 않는 기쁨과 행복이 함께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들의 순종하고 의지하는 마음 이면에는 책임 회피가 아닌 전적인 신뢰와 사랑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핍이 아니라 오히려 충만함이 느껴집니다.
주님을 향한 전적인 사랑과 신뢰가 바탕이 될 때, 우리는 나약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도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들이 바로 하늘 나라에 합당한 사람들입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의 자비로 이 예물을 바치오니 주님의 교회가 드리는 이 예물을 받아들이시어 저희에게 구원의 성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47(146─147),12.14 참조
예루살렘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은 기름진 밀로 너를 배불리신다.
<또는>
요한 6,51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 성체로 저희를 구원하시고 진리의 빛으로 저희를 굳세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최근 청년들이 혼인을 기피하거나, 결혼하고도 자녀를 가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적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배우자는 사랑하지만, 아이는 싫어합니다. 반대로 난임과 불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도 있습니다. 부부의 삶의 방식을 잘 알지 못하면서 이래라저래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성경에서 하느님 말씀이 신앙인에게 어떤 방향을 보여 주는지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마태오 복음서 19장은 초반부터 혼인과 이혼, 혼인과 독신이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이 문제들에 대한 답은 언제나 하느님 나라와의 관계에서 찾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오늘 복음은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그리며 그 일관된 흐름을 이어갑니다.
그러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마태 19,14)이란 어떤 이들을 가리킬까요? 이러한 측면에서, 어린이는 완전한 의존 상태에 놓인 사람을 가리킵니다. 어린이 자체로 죄 없음을 상징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주위의 어린이들이 마냥 순수한 천사인 것만은 아닌 이유이겠지요. 오늘 복음에서 어린이는 단순함과 순종, 순응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혜이고 은총이며 선물입니다. 이 나라는 어린이와 같은 순종과 순응으로, 그리고 그들처럼 경탄과 감사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오늘날 부부에게 자녀 출산 문제는 사회, 경제 문제로만 여겨질 일은 아닙니다. 신앙인으로서 하느님 나라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분 창조 사업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이 문제에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