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녀 모니카 기념일
모니카 성녀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어머니로, 331년 누미디아의 타가스테(현재 알제리의 수크아라스)의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신심 깊은 그는 남편을 개종시키고, 방탕한 아들 아우구스티노를 회개시키려고 정성을 다하였다. 마니교에 깊이 빠져 있던 아우구스티노가 회개하고 세례를 받게 된 데는 모니카 성녀의 남다른 기도와 노력이 있었다. 그는 아들이 회개의 길로 들어선 지 얼마 지나지 않은 387년에 로마 근처의 오스티아에서 선종하였다. 모니카 성녀는 그리스도교의 훌륭한 어머니의 모범으로서 많은 공경을 받는다.
입당송
잠언 31,30.28 참조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은 칭송을 받으리라. 아들들이 그를 기리고, 남편도 그를 칭송하리라.
<또는>
잠언 31,20.27
그는 가난한 이에게 손을 펼치고, 불쌍한 이에게 손을 내밀어 도와주며, 놀고먹는 일이 없네.
본기도
슬퍼하는 이를 위로하시는 하느님, 아우구스티노의 회심을 위하여 애태우며 눈물 흘린 복된 모니카를 자비로이 굽어보셨으니 이 어머니와 아들의 전구를 들으시고 저희가 죄를 뉘우쳐 용서의 은총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는 밤낮으로 일하면서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2,9-13
9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10 우리가 신자 여러분에게 얼마나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이 증인이고 하느님께서도 증인이십니다.
11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아버지가 자녀들을 대하듯
여러분 하나하나를 대하면서,
12 당신의 나라와 영광으로 여러분을 부르시는 하느님께 합당하게 살아가라고
여러분에게 권고하고 격려하며 역설하였습니다.
13 우리는 또한 끊임없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이 신자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39(138),7-8.9-10.11과 12ㄴㄷ(◎ 1)
◎ 주님, 당신은 저를 살펴보시고 잘 아시나이다.
○ 당신 숨결을 피해 어디로 가리이까? 당신 얼굴을 피해 어디로 달아나리이까?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 당신이 계시고, 저승에 누워도 거기 또한 계시나이다. ◎
○ 제가 새벽놀의 날개 달아, 바다 끝에 자리 잡아도, 거기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드시나이다. ◎
○ “어둠이 나를 뒤덮고, 나를 둘러싼 빛이 밤에 묻혔으면!” 하여도, 어둠도 당신께는 어둡지 않고, 한밤도 대낮처럼 빛나나이다. ◎
복음 환호송
1요한 2,5 참조
◎ 알렐루야.
○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이 완성되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3,27-32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7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28 이처럼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29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30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31 그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32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집회 26,1-4.13-16)와 복음(루카 7,11-17)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예언자들은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환영이 뭡니까? 예레미아와 엘리아는 줄곧 살해 위협에 시달렸고,(예레 38,6; 1열왕 19,10 참조) 즈카르야는 돌아 맞아 죽었습니다.(2역대 24,21 참조) 오늘 복음에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마태 23,31) 과연 그랬을까요? 그들의 조상들도 하느님을 믿는다고 자처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회개하라는 예언자의 말을 성가시게 여겼지요. 한 사람이 예언자에게 돌을 던지면, 그에 휩쓸려 다른 이들도 예언자에게 돌을 던졌습니다. 자신을 성찰하지 않고, 대세에 휩쓸리는 사람들이 예언자들을 죽인 겁니다.
질문을 바꿔봅시다. 우리는 예수님 시대에 살았다면, 예수님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까요? 누가 자신하겠습니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지켜야 할 것은 의연하게 지켜 나가는가? 받아들이기 힘든 주님의 말씀도 달게 받아들이는가?’ 이런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는 사람만이 자신 있게 답할 수 있겠지요. ‘나는 예언자와 예수님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거라’고요.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복된 모니카를 기리며 이 예물을 바치고 간청하오니 저희를 용서하시고 구원의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마태 13,45-46 참조
하늘 나라는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다. 그는 값진 진주를 하나 발견하자, 가진 것을 모두 팔아 그것을 샀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복된 모니카를 기리며 받아 모신 이 거룩하신 성체의 힘으로 저희 마음을 비추시고 불타오르게 하시어 저희가 언제나 거룩한 열망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위선자인 이유를 두 가지 듭니다. 첫째는,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입니]다”(마태 23,27). 둘째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입니]다”(23,29-30).
마태오 복음사가는 두 비판에서 ‘무덤’과 ‘묘’를 활용합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우연히 또는 억울하게, 일회적이거나 단편적으로 ‘위선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 조상과 가지는 연속성을 짚어 볼 때 그들의 위선이 조목조목 밝혀지고 증명된다는 논리입니다.
복음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예수님 시대에는 무덤으로 동굴을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았기 때문에, 해마다 예루살렘에서는 무덤들 위에 회칠을 하였습니다. 예루살렘 순례에 참석하는 이들이 잘못하여 무덤에 몸이 닿아 부정을 타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입니다. 둘째, 당시 유다인들은 조상들의 잘못으로 처형된 위인들, 이를테면 예언자들의 무덤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단장하였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지점을 짚으시며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23,32)라는 말씀으로 당신께서 겪으실 십자가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향한 예수님의 비판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불편하게 느껴질지 모릅니다. 복음 속 예수님의 말씀은 현재 저마다의 삶에서 받아들여야 할 숙제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김상우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