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입당송
시편 86(85),3.5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본기도
모든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 저희에게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으시어 생생한 믿음으로 은총의 씨앗이 자라나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열매를 맺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당신과 함께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5,1-6.9-11
1 형제 여러분,
그 시간과 그 때에 관해서는 여러분에게 더 쓸 필요가 없습니다.
2 주님의 날이 마치 밤도둑처럼 온다는 것을 여러분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3 사람들이 “평화롭다, 안전하다.” 할 때,
아기를 밴 여자에게 진통이 오는 것처럼
갑자기 그들에게 파멸이 닥치는데, 아무도 그것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4 그러나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어둠 속에 있지 않으므로,
그날이 여러분을 도둑처럼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5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6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합시다.
9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진노의 심판을 받도록 정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차지하도록 정하셨습니다.
10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살아 있든지 죽어 있든지
당신과 함께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11 그러므로 여러분이 이미 하고 있는 그대로,
서로 격려하고 저마다 남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7(26),1.4.13-14(◎ 13)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 주님은 나의 빛, 나의 구원. 나 누구를 두려워하랴? 주님은 내 생명의 요새. 나 누구를 무서워하랴? ◎
○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보는 것이라네. ◎
○ 저는 산 이들의 땅에서, 주님의 어지심을 보리라 믿나이다. 주님께 바라라. 힘내어 마음을 굳게 가져라. 주님께 바라라. ◎
복음 환호송
루카 7,16
◎ 알렐루야.
○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나셨네.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네.
◎ 알렐루야.
복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4,31-37
그때에 31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의 카파르나움 고을로 내려가시어,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32 그들은 그분의 가르침에 몹시 놀랐다.
그분의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33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크게 소리를 질렀다.
34 “아!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35 예수님께서 그에게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꾸짖으시니,
마귀는 그를 사람들 한가운데에 내동댕이치기는 하였지만,
아무런 해도 끼치지 못하고 그에게서 나갔다.
36 그러자 모든 사람이 몹시 놀라,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 하며 서로 말하였다.
37 그리하여 그분의 소문이 그 주변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에는 더러운 마귀의 영이 들린 사람이 등장하죠. 그 사람은 예수님을 보자 크게 소리칩니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마귀의 입에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마귀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흔히들 마귀라 하면 티브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우리를 위협하고 두렵게 하고 무섭게 만드는 존재라 생각하지만 오늘 복음은 마귀의 영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깊이 고민하게 합니다. “예수님, 당신이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오늘날의 악령은 예수님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냐는, 다른 사람의 고통이 나랑 무슨 상관이 있냐는 태도입니다. 성공과 권력, 부귀영화와 나의 욕심을 채우는 것에만 관심 있지 그 밖의 것들은 아무 상관없다는 태도가 바로 마귀이고 악한 영입니다.
예물 기도
주님, 저희가 드리는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고 이 제사로 거행하는 구원의 신비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31(30),20 참조
주님,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 위해 간직하신 그 선하심, 얼마나 크시옵니까!
<또는>
마태 5,9-10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리라.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식탁에서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이 성사의 힘으로 형제들을 사랑하며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나자렛 회당에 이어 카파르나움에서도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가르침을 들은 이들은 놀랐습니다. 그분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루카 4,32)이라고 복음사가는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떤 권위를 지니셨을까요?
우리말로 ‘권위’라고 옮긴 이 그리스 말은 ‘권한’ 또는 ‘권능’으로도 옮겨지는 낱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도 내쫓는 능력을 지니셨기 때문에, 그리고 기적을 일으키는 권능을 지니셨기 때문에 그 말씀에 권위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기 전에도 사람들은 그분 말씀에 놀랐습니다. 더러운 영을 쫓아내신 것은 그분 말씀에 담긴 권위를 확인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마르코 복음서에서는 “그분께서 율법 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다.]”(1,22)라고 말합니다. 율법 학자들은 당시 사회적으로 권위자들이었음에도 마르코 복음서는 마치 이들에게 권위가 없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이 말하는 예수님의 권위는 참된 권위를 뜻할 것입니다.
우리는 권위자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의 표현이 아닌 경우가 꽤 있습니다. 반면에 아무 직위가 없는 사람이지만, 그 앞에서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권위는 그의 인격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사랑이나 선과 같은 인류 보편 가치를 훌륭하게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들입니다.
예수님의 권위는 그분 존재에서 나오며, 그 권위는 사랑에서 나오는 권위가 아닐까요?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