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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23주일
  오늘의 전례
오늘은 연중 제23주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이 세상 재물을 분별하여 쓰고 천상 사물을 알아보도록 이끄십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로서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성령의 지혜를 주시기를 청합시다.
  입당송
시편 119(118),137.124
주님, 당신은 의로우시고 당신 법규는 바르옵니다. 당신 종에게 자애를 베푸소서.
  본기도
하느님, 저희를 구원하시어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셨으니 저희를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에게 참된 자유와 영원한 유산을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누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9,13-18
13 어떠한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14 죽어야 할 인간의 생각은 보잘것없고, 저희의 속마음은 변덕스럽습니다.
15 썩어 없어질 육신이 영혼을 무겁게 하고
흙으로 된 이 천막이 시름겨운 정신을 짓누릅니다.
16 저희는 세상 것도 거의 짐작하지 못하고
손에 닿는 것조차 거의 찾아내지 못하는데
하늘의 것을 밝혀낸 자 어디 있겠습니까?
17 당신께서 지혜를 주지 않으시고
그 높은 곳에서 당신의 거룩한 영을 보내지 않으시면
누가 당신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습니까?
18 그러나 그렇게 해 주셨기에 세상 사람들의 길이 올바르게 되고
사람들이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이 무엇인지 배웠으며 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0(89),3-4.5-6.12-13.14와 17(◎ 1)
◎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 인간을 먼지로 돌아가게 하시며 당신은 말씀하시나이다. “사람들아, 돌아가라.”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사옵니다. ◎
○ 당신이 그들을 쓸어 내시니, 그들은 아침에 든 선잠 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 같사옵니다. 아침에 돋아나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리나이다. ◎
○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주소서. 저희 손이 하는 일에 힘을 실어 주소서. ◎
  제2독서
<이제 그를 종이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받으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필레몬서 말씀입니다.9ㄴ-10.12-17
사랑하는 그대여, 9 나 바오로는 늙은이인 데다가
이제는 그리스도 예수님 때문에 수인까지 된 몸입니다.
10 이러한 내가 옥중에서 얻은 내 아들 오네시모스의 일로
그대에게 부탁하는 것입니다.
12 나는 내 심장과 같은 그를 그대에게 돌려보냅니다.
13 그를 내 곁에 두어,
복음 때문에 내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대 대신에 나를 시중들게 할 생각도 있었지만,
14 그대의 승낙 없이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대의 선행이 강요가 아니라 자의로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15 그가 잠시 그대에게서 떨어져 있었던 것은
아마도 그를 영원히 돌려받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16 이제 그대는 그를 더 이상 종이 아니라 종 이상으로,
곧 사랑하는 형제로 돌려받게 되었습니다.
그가 나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형제라면,
그대에게는 인간적으로 보나 주님 안에서 보나 더욱 그렇지 않습니까?
17 그러므로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아들이듯이 그를 맞아들여 주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시편 119(118),135
◎ 알렐루야.
○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빛나게 하시고 당신 법령을 저에게 가르쳐 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25-33
그때에 25 많은 군중이 예수님과 함께 길을 가는데,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26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7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28 너희 가운데 누가 탑을 세우려고 하면,
공사를 마칠 만한 경비가 있는지 먼저 앉아서 계산해 보지 않느냐?
29 그러지 않으면 기초만 놓은 채 마치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그를 비웃기 시작하며,
30 ‘저 사람은 세우는 일을 시작만 해 놓고 마치지는 못하였군.’ 할 것이다.
31 또 어떤 임금이 다른 임금과 싸우러 가려면,
이만 명을 거느리고 자기에게 오는 그를 만 명으로 맞설 수 있는지
먼저 앉아서 헤아려 보지 않겠느냐?
32 맞설 수 없겠으면, 그 임금이 아직 멀리 있을 때에
사신을 보내어 평화 협정을 청할 것이다.
33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선생님은 시험 범위를 알려 주는 선생님입니다. 쓸데없이 노력을 낭비하지 않도록,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공부해야 할지를 미리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모습도 이와 같습니다. 당신을 따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가족과 자신의 목숨까지도 미워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통해 우선순위도 분명히 알려 주십니다. 문제는 이 말씀을 듣고 실천하기엔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또한 잘 알고 계십니다. 우리가 실패할 수 있고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십니다. 그래서 미리 계산해 보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알려 주십니다. 
쉽게 실패하고 흔들리고, 그래서 쉽게 주저앉아 버리는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주시는 메시지는 명백합니다. 바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어렵지만 포기하지 말라고, 항상 옆에서 도와줄 테니 조금만 더 버티라고, 그러면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질 거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십시오. 예수님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만물을 창조하신 주님, 주님의 교회에 진리의 빛을 주시어, 프란치스코 성인을 본받아 하느님께 사랑받는 모든 피조물과 서로 의존하고 있음을 몸소 느끼게 하소서.

2. 세계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주님, 전쟁과 갈등으로 어지러운 세계를 굽어살피시어, 온 인류가 주님의 뜻을 올바로 깨닫고 이웃의 고통을 함께하며 평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소서.

3. 세상의 모든 어버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자녀를 낳고 기르며 하느님 창조 사업에 참여하는 어버이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건강과 평화의 은총 속에 한결같은 사랑으로 자녀들을 돌보게 하소서.

4. 교구(수도회, 대리구)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영원하신 주님, 저희 교구(수도회, 대리구) 공동체를 지켜 주시어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계명을 온전히 지키며 살다가 부끄러움 없이 주님을 뵙게 하소서.
  예물 기도
하느님,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7 : 그리스도의 순종과 우리의 구원>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세상을 더없이 사랑하시어 그리스도를 저희에게 구세주로 보내 주시고 죄 말고는 저희와 똑같은 처지에서 살게 하셨나이다.
그리하여 성자를 사랑하셨듯이 저희를 사랑하시고 저희가 순종하지 않아 죄를 지어 깨뜨린 계약을 성자의 순종으로써 다시 맺어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주님,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양하며 환호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42(41),2-3
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하느님, 제 영혼이 당신을 그리나이다. 제 영혼이 하느님을, 생명의 하느님을 목말라하나이다.

<또는>

요한 8,1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가진 것을 다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님께서는 자기 목숨마저 미워하지 않으면 당신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하십니다. 지혜서의 저자는 겸손하게 고백합니다. “썩어 없어질 육신이 영혼을 무겁게 하고, 흙으로 된 이 천막이 시름겨운 정신을 짓누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믿는 이들을 생명의 말씀과 천상 성사로 기르시고 새롭게 하시니 사랑하시는 성자의 크신 은혜로 저희가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많은 군중과 함께 길을 가는 중에 당신의 제자가 되는 조건을 말씀하십니다. 군중은 아마도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그분 능력에 이끌려 함께 길을 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은 예루살렘을 향한 길, 곧 수난과 죽음을 향한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제자의 길을 알려 주십니다.
참된 제자의 길은 예수님의 운명에 함께하는 길이며, 이를 위해서 방해되는 모든 것을 버리는 길입니다. 구체적으로 먼저, 가족 관계를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족과 관계가 끊어지기를 바라시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가 주는 속박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십니다. 이는 오직 예수님만을 선택하기 위한 것입니다.
두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지는 삶, 곧 우리의 고통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삶을 바라십니다. 고통을 겪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고통 앞에서 어떤 태도를 지니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고통의 원인을 캐물으면서 받아들이지 않는 이는 계속 그 안에 머물지만, 받아들이는 이는 차츰 내면에서부터 바뀝니다.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이 고통도 하느님 계획 안에 있음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고통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법,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삶은 먼저 예수님께서 가신 길이기에 우리도 고통 속에서 당신 운명에 함께하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예수님께서는 자기 소유를 다 버리도록 요구하십니다. 이는 예수님을 따르는 데 꼭 필요한 자유를 지니려는 태도입니다.
결국 이 세 가지 모두 하나의 말로 귀결됩니다. ‘오직 예수님만!’ 우리의 하루하루 삶에서 무엇인가를 포기할 때 이 말이 우리에게 힘을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 포기와 선택으로 우리는 그분을 더욱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