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25주간 목요일
입당송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백성의 구원이다. 어떠한 환난 속에서도 부르짖으면 내가 들어 주고, 영원토록 그들의 주님이 되어 주리라.
본기도
하느님,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율법의 완성이라고 하셨으니 저희가 그 사랑의 정신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집을 지어라. 그러면 나는 그 집을 기꺼이 여기리라.>
▥ 하까이 예언서의 시작입니다.1,1-8
1 다리우스 임금 제이년 여섯째 달 초하룻날,
주님의 말씀이 하까이 예언자를 통하여
스알티엘의 아들 즈루빠벨 유다 총독과
여호차닥의 아들 예수아 대사제에게 내렸다.
2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 백성은 ‘주님의 집을 지을 때가 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3 주님의 말씀이 하까이 예언자를 통하여 내렸다.
4 “주님의 집이 무너져 있는데 너희가 지금 판벽으로 된 집에서 살 때냐?
5 ─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너희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6 씨앗을 많이 뿌려도 얼마 거두지 못하고 먹어도 배부르지 않으며
마셔도 만족하지 못하고 입어도 따뜻하지 않으며
품팔이꾼이 품삯을 받아도 구멍 난 주머니에 넣는 꼴이다.
7 ─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 너희가 살아온 길을 돌이켜 보아라.
8 너희는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가져다가 집을 지어라.
그러면 나는 그 집을 기꺼이 여기고 그것으로 영광을 받으리라.
─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49,1ㄴㄷ-2.3-4.5-6ㄱ과 9ㄴ(◎ 4ㄱ)
◎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신다.
○ 주님께 노래하여라, 새로운 노래. 충실한 이들의 모임에서 찬양 노래 불러라. 이스라엘은 자기를 지으신 분을 모시고 기뻐하고, 시온의 아들들은 임금님을 모시고 즐거워하여라. ◎
○ 춤추며 그분 이름을 찬양하고, 손북 치고 비파 타며 찬미 노래 드려라. 주님은 당신 백성을 좋아하시고, 가난한 이들을 구원하여 높이신다. ◎
○ 충실한 이들은 영광 속에 기뻐 뛰며, 그 자리에서 환호하여라. 그들은 목청껏 하느님을 찬송하리라. 그분께 충실한 모든 이에게 영광이어라. ◎
복음 환호송
요한 14,6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 알렐루야.
복음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7-9
그때에 헤로데 영주는 예수님께서 하신 7 모든 일을 전해 듣고 몹시 당황하였다.
더러는 “요한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났다.” 하고,
8 더러는 “엘리야가 나타났다.” 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옛 예언자 한 분이 다시 살아났다.” 하였기 때문이다.
9 그래서 헤로데는 이렇게 말하였다.
“요한은 내가 목을 베었는데,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러면서 그는 예수님을 만나 보려고 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은 제자 파견 이야기 다음에, 그리고 오천 명을 먹이신 이야기 바로 전에 위치합니다. 헤로데는 질문합니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복음의 서사 흐름은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를 묻고 있고 그 질문 전에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 선포를, 그 이후에는 빵을 나누는 친교의 장을 소개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늘 묻습니다. 예수께서는 도대체 누구이신지 말입니다. 교리로 들은 예수님 말고, 우리에게 기쁜 소식과 배불리는 풍족함을 주시는 예수님을 언급할 때면, 조심스럽습니다. 기복신앙이라고 조심하고, 우상숭배라고 조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 물어야 합니다. 책과 개념 속에 파묻힌 예수님이 아니라 실제 우리 삶에 기쁨과 풍족함으로 오시는 예수님을 찾으면 안되느냐고 말입니다.
복음서에는 온통 고치고 위로하고 선포하시는 예수님이 등장합니다. 믿음을 요구하시기 전에, 먼저 세상을, 민중을, 사회적 약자를 찾아 나서신 예수님이 등장합니다.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묻기 전에, 우리는 우리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전해 주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정체성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기에, 예수님이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은 믿음을 가진 나는, 예수님처럼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이 드리는 예물을 인자로이 받으시고 저희가 경건한 마음으로 고백하는 것을 천상 성사로 깨닫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9(118),4-5 참조
주님은 규정을 내리시어 어김없이 지키라 하셨나이다. 당신 법령을 지키도록 저의 길을 굳건하게 하소서.
<또는>
요한 10,14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성체로 저희에게 힘을 주시니 끊임없이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저희 삶에서 구원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헤로데가 몹시 당황하는 모습과 사람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이해하였는지 보여 줍니다. 헤로데가 왜 당황하였을까요? 그동안 예수님께서 하신 일을 소문으로 듣고 그리 된 것인데, 무슨 일이었는지는 문맥 안에서 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 바로 앞 단락인 어제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여러 분부를 내리시며 열두 제자들을 파견하셨고, 제자들은 곳곳에서 복음을 전하고 병을 고쳐 주었습니다.
그런데 헤로데는 정작 복음을 선포하고 병을 고쳐 준 제자들이 아니라 예수님을 만나 보고 싶어 하였습니다. “소문에 들리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루카 9,9)라고 하면서 예수님을 궁금해하였습니다. 제자들의 복음 선포 활동은 사람들이, 심지어 이 악한 통치자마저 예수님을 뵙고 싶게, 그분을 알고 싶게 하였습니다. 제자들은 복음 선포를 통하여 자신과 자신의 능력을 알린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행적을 알렸습니다. 자신은 물러나고 예수님만을 드러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사도의 표지입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께서 먼저 이를 실천하셨습니다. 복음서 전체를 볼 때 예수님께서는 오직 하느님 아버지만을 드러내심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예수님 곁에 머물렀던 제자들도 그분을 닮아 갔습니다. 우리도 늘 예수님 곁에 있지만 자신은 물러나 있으며 그분을 드러내는, 내가 아니라 주님께 사람들을 이끄는 참사도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태훈 리푸죠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