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복음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7-24
그때에 17 일흔두 제자가 기뻐하며 돌아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의 이름 때문에 마귀들까지 저희에게 복종합니다.”
1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보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말씀하셨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22 “나의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나에게 넘겨주셨다.
그래서 아버지 외에는 아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 아들 외에는, 그리고 그가 아버지를 드러내 보여 주려는 사람 외에는
아버지께서 누구이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23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에게 따로 이르셨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갈라 6,14-18)와 복음(마태 11,25-30)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사람들과 만나 대화를 하다 보면 나와 말이 잘 통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고 혹은 뭔가 대화가 계속 겉돌거나 엇박자가 나는 사람이 있기도 합니다. 흔히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이러한 대화 코드는 나이나 직업, 성격 등의 요소들과는 무관하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대화 코드는 이러한 배경적 요소보다 서로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가라는 상호 신뢰감에 달려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철부지에게 당신을 모두 드러내신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혜롭고 슬기롭다는 자들은 자신의 지식과 지혜로 자신을 감싸고 있고, 예언자와 임금은 자신의 명예와 지위로 스스로를 감싸고 있는 모습과 같습니다. 철부지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하느님 앞에 드러내는, 그분을 향한 강한 신뢰감을 가진 이들이 아닐까요? 그러한 이들에게는 하느님 역시 당신을 보다 더 잘 드러내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