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더보기
슬라이드배경

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27주일
  오늘의 전례
오늘은 연중 제27주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보시고, 우리에게 겸손한 마음을 주시어, 온 힘을 다하여 아버지의 나라를 전하게 해 주시기를 청합시다. 우리가 쓸모없는 종임을 깨닫고 아버지의 위대한 사랑을 세상에 드러냅시다.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어, 당신 뜻을 거스를 자 없나이다. 당신이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당신은 만물의 주님이시옵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공로와 소망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 하바쿡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2-3; 2,2-4
2 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당신께서 구해 주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 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3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
2,2 주님께서 나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환시를 기록하여라.
누구나 막힘없이 읽어 갈 수 있도록 판에다 분명하게 써라.”
3 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
4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95(94),1-2.6-7ㄱㄴㄷ.7ㄹ-9(◎ 7ㄹ과 8ㄴ)
◎ 오늘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 어서 와 주님께 노래 부르세. 구원의 바위 앞에 환성 올리세. 감사하며 그분 앞에 나아가세. 노래하며 그분께 환성 올리세. ◎
○ 어서 와 엎드려 경배드리세. 우리를 내신 주님 앞에 무릎 꿇으세.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 우리는 그분 목장의 백성, 그분 손이 이끄시는 양 떼로세. ◎
○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므리바에서처럼, 마싸의 그날 광야에서처럼, 너희 마음을 무디게 하지 마라.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나를 시험하였고, 내가 한 일을 보고서도 나를 떠보았다.” ◎
  제2독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1,6-8.13-14
사랑하는 그대여, 6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7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8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13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주어지는 믿음과 사랑으로,
나에게서 들은 건전한 말씀을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14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그대가 맡은 그 훌륭한 것을 지키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1베드 1,25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의 말씀은 영원하시다. 바로 이 말씀이 너희에게 전해진 복음이다.
◎ 알렐루야.
  복음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7,5-10
그때에 5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믿음의 크기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요? 많은 이들이 믿음이 부족해서 신앙생활을 소홀히 한다고 고백합니다. 신앙한다는 것의 전제조건이 믿음이기 때문에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믿음이 있다 없다의 판단 기준은 잘못된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 확신에 대해서만 믿음이라는 말을 붙입니다. 그러다 보니 확신을 갖지 못하거나 불안해 하면 그것을 죄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이런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믿음의 기준을 확실히 알려 줍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믿음이 있다 없다의 기준은 크기가 아닙니다. 만약 크기가 기준이라면 예수님께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믿음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하느님께 의지하는 정도’입니다. 불안하고 두렵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하느님께 의존하고 그분을 찾고 있다면 우리의 믿음은 확고하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불안하고 두려울수록 우리의 믿음은 더욱더 커지고 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깨닫게 되고 전적으로 주님께 의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는 스스로를 탓하지 마십시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모든 민족들의 주님, 다양한 종교 전통을 따르는 이들을 이끌어 주시어, 평화와 정의와 형제애를 지키고 보호하며 증진하기 위하여 마음을 모아 일할 수 있게 하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세계 지도자들에게 사랑의 은총을 주시어, 자국의 이익보다 인류애를 먼저 생각하며 공동선 실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게 하소서.

3. 생명 조작 없는 세상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생명의 주님, 기술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이 세상을 살펴 주시어, 인간의 생명인 배아를 기술 발전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게 하시며, 생명 존중 문화를 이루어 가게 하소서.

4. 교구(대리구, 수도회)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인도자이신 주님, 저희 교구(대리구, 수도회)를 굽어살피시어, 공동체 안에서 부딪치는 일들을 주님의 가르침으로 풀어 나가며, 삶을 통하여 복음을 증언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서 세우신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마땅히 거행하는 이 거룩한 신비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의 구원을 이루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6 : 영원한 파스카의 보증>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주님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오니 이 세상에서 날마다 주님의 인자하심을 체험할 뿐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고 있나이다.
주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일으키셨으니 성령의 첫 열매를 지닌 저희에게도 파스카 신비가 영원히 이어지리라 희망하고 있나이다.
그러므로 저희도 모든 천사와 함께 주님을 찬미하며 기쁨에 넘쳐 큰 소리로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애가 3,25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또는>

1코린 10,17 참조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이어도 한 몸이네. 우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함께 나누네.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부끄러움 없이 주님을 증언하며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분부를 받은 일을 다 하고 나서 그저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굳은 믿음을 청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자라나 마침내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백화점에 가면 이른바 명품이라고 하는 비싼 물건이 많습니다. 어떤 것은 웬만한 월급쟁이의 일 년치 연봉과 맞먹는 가격입니다. 그래서인지 촌놈인 저는 백화점에 가면 늘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십여 년 전, 새로 생긴 백화점으로 구경을 나섰습니다. 돌아다니다 한 명품 매장 옆을 지나갔는데 가격표를 보고 ‘음, 이 정도구나.’ 생각하다가 다시 눈이 커졌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숫자 끝에 ‘0’이 하나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의 명품들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엇갈렸습니다. 그러면서 비싼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한 논쟁보다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누군가 여기서 가지고 싶은 것을 공짜로 줄 테니 하나만 골라 보라고 하면 무엇을 고를까?’ 다른 중요한 것도 많겠지만, 이왕이면 값비싼 명품을 고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온갖 상품으로 가득 차 휘황찬란한 백화점은 도심 한복판에만 있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도 백화점입니다. 거기에는 슬픈 마음, 우울한 마음, 괴로운 마음도 있고, 욕심, 화, 어리석음도 있고, 행복한 마음, 즐거운 마음, 기쁜 마음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과연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요? 백화점에서 명품을 고르듯이 우리 마음속에서도 가장 귀하고 좋은 것을 골라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마음의 백화점에서 돈은 내지 않아도 되지만, 꼭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나온 ‘믿음’입니다. 그 믿음은 아주 크지 않아도, 겨자씨와 같이 아주 작디작아도 상관없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여러분의 마음에서 가장 귀한 것을 고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이찬우 다두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