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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입당송
에스 4,17②-③ 참조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권능 안에 있어, 당신 뜻을 거스를 자 없나이다. 당신이 하늘과 땅을 지으시고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만드셨으니, 당신은 만물의 주님이시옵니다.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저희 공로와 소망보다 더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시니 저희 기도를 들으시어 양심의 가책을 받은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감히 청하지 못하는 은혜도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네가 이 아주까리를 그토록 동정하는구나! 이 커다란 성읍 니네베를 내가 어찌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 요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4,1-11
1 요나는 매우 언짢아서 화가 났다. 2 그래서 그는 주님께 기도하였다.
“아, 주님! 제가 고향에 있을 때에
이미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저는 서둘러 타르시스로 달아났습니다.
저는 당신께서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신 하느님이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크시며,
벌하시다가도 쉬이 마음을 돌리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3 이제 주님, 제발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4 주님께서 “네가 화를 내는 것이 옳으냐?” 하고 말씀하셨다.
5 요나는 그 성읍에서 나와 성읍 동쪽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거기에 초막을 짓고 그 그늘 아래 앉아,
성읍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려고 하였다.
6 주 하느님께서는 아주까리 하나를 마련하시어 요나 위로 자라오르게 하셨다.
그러자 아주까리가 요나 머리 위로 그늘을 드리워
그를 고통스러운 더위에서 구해 주었다.
요나는 그 아주까리 덕분에 기분이 아주 좋았다.
7 그런데 이튿날 동이 틀 무렵,
하느님께서 벌레 하나를 마련하시어 아주까리를 쏠게 하시니,
아주까리가 시들어 버렸다.
8 해가 떠오르자 하느님께서 뜨거운 동풍을 보내셨다.
거기에다 해가 요나의 머리 위로 내리쬐니,
요나는 기절할 지경이 되어 죽기를 자청하면서 말하였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
9 그러자 하느님께서 요나에게 물으셨다.
“아주까리 때문에 네가 화를 내는 것이 옳으냐?”
그가 “옳다 뿐입니까? 화가 나서 죽을 지경입니다.” 하고 대답하니,
10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수고하지도 않고 키우지도 않았으며,
하룻밤 사이에 자랐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 버린
이 아주까리를 그토록 동정하는구나!
11 그런데 하물며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십이만 명이나 있고,
또 수많은 짐승이 있는 이 커다란 성읍 니네베를
내가 어찌 동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86(85),3-4.5-6.9-10(◎ 15ㄴ 참조)
◎ 주님, 당신은 분노에는 더디시나 자애는 넘치시나이다.
○ 당신께 온종일 부르짖사오니,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당신께 제 영혼을 들어 올리오니, 주님, 이 종의 영혼을 기쁘게 하소서. ◎
○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주님, 제 기도에 귀를 기울이시고, 애원하는 제 소리를 들어 주소서. ◎
○ 주님, 당신이 만드신 민족들이 모두 모여 와, 당신 앞에 엎드려, 당신 이름에 영광을 바치리이다. 당신은 위대하시며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 당신 홀로 하느님이시옵니다. ◎
  복음 환호송
로마 8,15 참조
◎ 알렐루야.
○ 우리는 성령을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네.
◎ 알렐루야.
  복음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1-4
1 예수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그분께서 기도를 마치시자 제자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가르쳐 준 것처럼,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기도할 때 이렇게 하여라.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소서.
3 날마다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4 저희에게 잘못한 모든 이를 저희도 용서하오니
저희의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주님의 기도 전반부는 하느님을 찬양하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기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후반부가 되어 청원이 나옵니다. 첫째 청원은 바로 일용할 양식을 달라는 청원입니다. ‘일용할’이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에피우시오스’는 번역하기 힘든 단어입니다. 성경에서 잘 사용되는 단어도 아닙니다. 여러 해석이 있지만, 오늘은 ‘삶에 꼭 필요한’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겠습니다. 
사람은 먹어야 삽니다. 먹을 것을 청하는 청원은 결코 저열한 청원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욕심을 위해서 청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은 ‘일용할’ 양식, 즉 삶에서 꼭 필요한 양식을 청하라고 하십니다. 또 우리는 일용할 양식을 ‘나에게만’ 달라고 청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기도는 그 양식을 ‘우리 모두에게’ 달라고 청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는 나만 배부르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우리 중에 배고픈 이가 없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내 것을 나누지 않고 남이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배고픈 이에게 일용할 양식을 줄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는 것을, 주님의 기도를 드리면서 생각해야 합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께서 세우신 이 제사를 받아들이시어 저희가 정성을 다하여 마땅히 거행하는 이 거룩한 신비로 저희를 거룩하게 하시고 주님의 구원을 이루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애가 3,25
당신을 바라는 이에게, 당신을 찾는 영혼에게 주님은 좋으신 분.

<또는>

1코린 10,17 참조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이어도 한 몸이네. 우리 모두 같은 빵과 같은 잔을 함께 나누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성체를 받아 모신 저희가 이 성사의 힘으로 자라나 마침내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 독서와 복음에 두 가지 기도가 나옵니다. 하나는 독서에 나오는 ‘요나의 기도’입니다. “아, 주님! 제가 고향에 있을 때에 이미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습니다”(요나 4,2-3). 요나는 하느님께 투정 부리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자 죽는 것이 낫다고 한탄합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시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왜 제자들은 주님께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을까요? 아마도 예수님처럼 기도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하고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들과 함께하셨습니다. 당신께서는 가지신 것이 없으셨지만 모든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셨습니다. 심지어 당신의 목숨까지 내주셨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을 생각해 봅시다. 예수님께서는 이백 데나리온의 돈을 가지고 계시지 않았습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었고, 그것도 한 아이가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가진 것이 없으신 가운데에서도 나눔으로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그러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진 것이 없으시면서도 부유하시고, 머리 둘 곳 없이 이곳저곳 돌아다니시면서도 늘 유쾌하시고 다른 이에게 온유하신 예수님의 모습, 그리고 어느 때라도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모습. 제자들은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하는 방법을 청하였고, 예수님께서는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요나의 기도’와 ‘주님의 기도’, 이 둘은 ‘기도’라는 말에서는 같지만, 기도의 지향점은 다릅니다. 요나의 기도는 자기 자신을, 주님의 기도는 주님을 향합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기도를 바치고 있는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이찬우 다두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