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27주간 토요일
복음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는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27-28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27 말씀을 하고 계실 때에
군중 속에서 어떤 여자가 목소리를 높여,
“선생님을 배었던 모태와 선생님께 젖을 먹인 가슴은 행복합니다.” 하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28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어떤 여자가 예수님을 낳고 기른 분은 참으로 행복할 것 같다고 외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권능으로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또 많은 기적과 치유를 보여 주셨으니, 그런 아들을 둔 어머니에 대한 부러움, 혹은 존경심이 담겨 있는 외침인 듯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더 행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내용을 처음 읽을 때는 예수님께서 성모님에 대해 좀 매정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큰 오해입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행복하신 이유가 당신을 낳고 기르셔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듣고 지켰기 때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리고 성모님과의 관계 역시 혈연관계로 이해하기 보다는 보다 영적인 차원에서의 심오한 관계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예수님의 관점은 혈연관계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에 적용됩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성모님과의 관계에 대한 태도는 우리들 역시,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들을 물리적, 사회적 차원을 넘어선 영적인 관계로 이해하고 다가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