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복음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1-7
그때에 1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서로 밟힐 지경이 되었다.
예수님께서는 먼저 제자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2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3 그러므로 너희가 어두운 데에서 한 말을
사람들이 모두 밝은 데에서 들을 것이다.
너희가 골방에서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지붕 위에서 선포될 것이다.
4 나의 벗인 너희에게 말한다.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5 누구를 두려워해야 할지 너희에게 알려 주겠다.
육신을 죽인 다음 지옥에 던지는 권한을 가지신 분을 두려워하여라.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바로 그분을 두려워하여라.
6 참새 다섯 마리가 두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신다.
7 더구나 하느님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또는, 기념일 독서(필리 3,17─4,1)와 복음(요한 12,24-26)을 봉독할 수 있다.>
복음 묵상
루카복음 12장은 군중들에게 건네신 예수님의 이야기를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들이치는 군중을 두고, ‘먼저’ 제자에게 말씀하셨지요. 제자들은 군중의 일부일 수 있고 예수님과 군중 사이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겠지요. 아무튼, 군중은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군중 역시 관찰하게 되겠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전혀 다른 점을 짚어 내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둘로 요약됩니다. ‘바리사이들의 누룩 곧 위선을 조심하여라.’, ‘육신은 죽여도 그 이상 아무것도 못 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마음속에 끊임없이 경계해야 할 ‘마음가짐’과, 그들의 마음을 쉼 없이 흔들어 댈 ‘두려움’을 짚어 내십니다. 말하자면 주님의 말씀은 군중 앞에서 선 자기 자신을 성찰하도록 이끄시고 계신 것이지요.
생각해 보면, 말씀은 무척 내밀합니다. 그 수많은 군중 가운데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만 말씀하십니다. 바로 주님께서 ‘나의 벗’이라고 부르신 제자들만이 그 이야기를 들었고, 오늘 이야기를 전해 주고 있습니다. 그 내밀한 이야기를 들은 우리도 예수님의 제자이겠지요. 우리도 제자로서 자신을 성찰하며, 이 걸음을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