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30주간 수요일
복음
<동쪽과 서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22-30
그때에 22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여행을 하시는 동안,
여러 고을과 마을을 지나며 가르치셨다.
23 그런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24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도록 힘써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겠지만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25 집주인이 일어나 문을 닫아 버리면,
너희가 밖에 서서
‘주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며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여도,
그는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하고 대답할 것이다.
26 그러면 너희는 이렇게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저희는 주님 앞에서 먹고 마셨고,
주님께서는 저희가 사는 길거리에서 가르치셨습니다.’
27 그러나 집주인은 ‘너희가 어디에서 온 사람들인지 나는 모른다.
모두 내게서 물러가라, 불의를 일삼는 자들아!’ 하고 너희에게 말할 것이다.
28 너희는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모든 예언자가 하느님의 나라 안에 있는데
너희만 밖으로 쫓겨나 있는 것을 보게 되면,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29 그러나 동쪽과 서쪽, 북쪽과 남쪽에서 사람들이 와
하느님 나라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30 보라, 지금은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들이 있고,
지금은 첫째지만 꼴찌가 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여쭙습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예수님은 이 물음에 답하시지 않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대답은 구원받을 사람이 많으냐 적으냐에 대한 답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구원에 이를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입니다. 많은 이들이 ‘주님과 함께 먹고 마셨다’고 항변하겠지만, 소용없다고 하십니다.
신앙의 길은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휩쓸려가는 길이 아닙니다. 신앙인의 삶은 대세와 유행을 쫓는 삶이 아닙니다. 대세를 따르는 삶이 편하긴 합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대세와 유행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이 다수의 인정을 위안 삼아 숨어드는 은신처일 뿐이지요. 신앙인으로 살려면 좁은 문으로 들어갈 결단을 해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쉽게 드나드는 길을 비판적으로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길이라도, 그 길이 복음이 가리키는 길이라면, 그 길로 가야 합니다. 그 좁은 길이 예수님께서 앞서 가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