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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녹]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복음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6,1-8
그때에 1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2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3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4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5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6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7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사람들은 이 비유를 ‘약은 청지기(집사)의 비유’라고들 하더군요. 그동안 청지기만을 주목하셨다면, 오늘은 이 이야기를 ‘약은 집사를 고용한 부자의 비유’로 읽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그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 좋겠습니다.
부자는 재물을 관리하기 위해 청지기를 고용했습니다. 그가 재물을 낭비한다는 소리를 듣자 그를 불러 해고합니다. 여기까지는 상식적입니다. 그런데, 말로는 이미 해고된 청지기는 계속해서 일을 합니다. 부자는 그것을 지켜봅니다. 사람들의 빚이 부정한 방식으로 탕감되었으므로, 부자는 손해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청지기는 오히려 칭찬을 받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청지기는 얄밉고, 정작 우리를 난감하게 하는 것은 부자로 보입니다. 
따져 보면 부자의 행동에는 일관된 면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재물을 잃으면서, 재물로 엮인 사람들의 관계만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약아빠진 청지기를 꾸짖으면서도 곁에 두고 있습니다. 빚을 줄인 청지기를 칭찬합니다. 줄어든 빚만큼 사람들과 자신이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 아름다운 루카 복음 15장(되찾은 양의 비유, 되찾은 은전의 비유, 되찾은 아들의 비유)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를 난감하게 하는 부자의 행동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