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더보기
슬라이드배경

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미사
[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입당송
시편 85(84),9 참조
당신 백성, 당신께 충실한 이, 당신께 돌아오는 이에게 주님은 진정 평화를 말씀하신다.
  본기도
주님, 믿는 이들의 마음을 일깨우시어 저희가 거룩한 구원의 열매를 풍성히 거두며 주님의 자비로 더욱 큰 은총을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 다니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5,1-6.13-14.16-17.23-28
그 무렵 1 벨사차르 임금이 천 명에 이르는 자기 대신들을 위하여
큰 잔치를 벌이고, 그 천 명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2 술기운이 퍼지자 벨사차르는 자기 아버지 네부카드네자르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가져온 금은 기물들을 내오라고 분부하였다.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시려는 것이었다.
3 예루살렘에 있던 성전 곧 하느님의 집에서 가져온 금 기물들을 내오자,
임금은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마셨다.
4 그렇게 술을 마시면서 금과 은,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을 찬양하였다.
5 그런데 갑자기 사람 손가락이 나타나더니,
촛대 앞 왕궁 석고 벽에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임금은 글자를 쓰는 손을 보고 있었다.
6 그러다가 임금은 얼굴빛이 달라졌다. 떠오르는 생각들이 그를 놀라게 한 것이다.
허리의 뼈마디들이 풀리고 무릎이 서로 부딪쳤다.
13 다니엘이 임금 앞으로 불려 왔다. 임금이 다니엘에게 물었다.
“그대가 바로 나의 부왕께서 유다에서 데려온 유배자들 가운데 하나인 다니엘인가?
14 나는 그대가 신들의 영을 지녔을뿐더러,
형안과 통찰력과 빼어난 지혜를 지닌 사람으로 드러났다는 말을 들었다.
16 또 나는 그대가 뜻풀이를 잘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그대가 저 글자를 읽고 그 뜻을 나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면,
그대에게 자주색 옷을 입히고 금 목걸이를 목에 걸어 주고
이 나라에서 셋째 가는 통치자로 삼겠다.”
17 그러자 다니엘이 임금에게 대답하였다.
“임금님의 선물을 거두시고 임금님의 상도 다른 이에게나 내리십시오.
그래도 저는 저 글자를 임금님께 읽어 드리고 그 뜻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임금님께서는 23 하늘의 주님을 거슬러 자신을 들어 높이셨습니다.
주님의 집에 있던 기물들을 임금님 앞으로 가져오게 하시어,
대신들과 왕비와 후궁들과 함께 그것으로 술을 드셨습니다.
그리고 은과 금, 청동과 쇠, 나무와 돌로 된 신들,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며 알지도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손에 잡고 계시며
임금님의 모든 길을 쥐고 계신 하느님을 찬송하지 않으셨습니다.
24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손을 보내셔서 저 글자를 쓰게 하신 것입니다.
25 그렇게 쓰인 글자는 ‘므네 므네 트켈’, 그리고 ‘파르신’입니다.
26 그 뜻은 이렇습니다. ‘므네’는 하느님께서 임금님 나라의 날수를 헤아리시어
이 나라를 끝내셨다는 뜻입니다.
27 ‘트켈’은 임금님을 저울에 달아 보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28 ‘프레스’는 임금님의 나라가 둘로 갈라져서,
메디아인들과 페르시아인들에게 주어졌다는 뜻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다니 3,62.63.64.65.66.67(◎ 59ㄴ)
◎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 해와 달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하늘의 별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비와 이슬아, 모두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모든 바람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불과 열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
○ 추위와 더위야, 주님을 찬미하여라. ◎
  복음 환호송
묵시 2,10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너는 죽을 때까지 충실하여라. 내가 생명의 화관을 너에게 주리라.
◎ 알렐루야.
  복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2-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박해가 다가올 것을 알려 주시며, 박해가 곧 증언의 기회가 되리라고 하십니다. 증언으로 번역된 그리스어 단어는 마르튀리온입니다. 이 단어는 말로 하는 증언만 뜻하지 않습니다. 삶 전체로 드러내는 증거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단어는 순교라는 의미도 지닙니다. 순교야말로 생명을 바쳐 온 존재로 하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이 말하는 ‘증언의 기회’도 단지 말로 하는 증언만 뜻하지 않습니다. 박해가 신앙을 삶으로 증거할 기회가 된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어느 적대자도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박해 받는 이들이 갑자기 달변가가 되어 지혜의 말을 쏟아낸다는 뜻은 아니겠지요. 신앙을 지키는 이들의 삶의 태도가 세상의 어떤 언변과 지혜보다 더 큰 힘을 지닌다는 뜻일 겁니다. 박해의 시대는 갔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가치가 점점 희미해지는 오늘날, 하느님을 증거할 기회는 오히려 더 많아졌습니다. 우리의 삶이 증거의 삶이 되길 기도 드립니다.
  예물 기도
주님, 주님의 명에 따라 바치는 이 거룩한 예물을 받으시고 저희가 언제나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의 사랑에 합당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영성체송
시편 117(116),1-2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또는>

마태 28,20
주님이 말씀하신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라.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이 거룩한 제사에서 성체를 모시고 기뻐하오니 저희가 언제나 하느님 곁에 머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루카 21,18). 오늘 복음에서 저에게 와닿은 구절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날 불쑥 ‘내가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돌려받을 것입니다. 아니, 하느님께서는 넘치도록 후하게 우리에게 갚아 주실 것입니다(6,38 참조).
이러한 하느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 오만방자한 사람의 모습을 우리는 오늘 독서의 벨사차르 임금에게서 봅니다. 임금은 천 명에 이르는 대신들을 거느리고 큰 잔치를 엽니다. 그러고는 예루살렘 성전에서 빼앗아 온 금은 기물들을 내오게 하여 그것으로 호기롭게 술을 마시려 합니다. 그러나 손가락 하나가 나타나 벽에 글을 씁니다. 하느님께서 그 왕국의 날수를 헤아리셨고, 그 임금을 저울로 달았더니 무게가 모자라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자기의 힘을 자랑하지만, 그는 하느님 앞에서 그저 가벼운 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녀들을 향한 세상의 박해를 예고하시면서도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21,14)라고 하십니다. 영원과 부활을 확신하며 오늘을 충실히 살라고 하십니다. 구상 시인의 “오늘”이라는 시를 함께 묵상하고 싶습니다.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김동희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