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복음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12-1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2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주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박해가 다가올 것을 알려 주시며, 박해가 곧 증언의 기회가 되리라고 하십니다. 증언으로 번역된 그리스어 단어는 마르튀리온입니다. 이 단어는 말로 하는 증언만 뜻하지 않습니다. 삶 전체로 드러내는 증거를 뜻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단어는 순교라는 의미도 지닙니다. 순교야말로 생명을 바쳐 온 존재로 하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이 말하는 ‘증언의 기회’도 단지 말로 하는 증언만 뜻하지 않습니다. 박해가 신앙을 삶으로 증거할 기회가 된다는 뜻입니다. 
주님께서는 어느 적대자도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박해 받는 이들이 갑자기 달변가가 되어 지혜의 말을 쏟아낸다는 뜻은 아니겠지요. 신앙을 지키는 이들의 삶의 태도가 세상의 어떤 언변과 지혜보다 더 큰 힘을 지닌다는 뜻일 겁니다. 박해의 시대는 갔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나라의 가치가 점점 희미해지는 오늘날, 하느님을 증거할 기회는 오히려 더 많아졌습니다. 우리의 삶이 증거의 삶이 되길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