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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생활

Catholic Life

매일 복음묵상
[녹] 연중 제34주간 목요일
  복음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20-28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0 “예루살렘이 적군에게 포위된 것을 보거든,
그곳이 황폐해질 때가 가까이 왔음을 알아라.
21 그때에 유다에 있는 이들은 산으로 달아나고,
예루살렘에 있는 이들은 거기에서 빠져나가라.
시골에 있는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지 마라.
22 그때가 바로 성경에 기록된 모든 말씀이 이루어지는 징벌의 날이기 때문이다.
23 불행하여라, 그 무렵에 임신한 여자들과 젖먹이가 딸린 여자들!
이 땅에 큰 재난이, 이 백성에게 진노가 닥칠 것이기 때문이다.
24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지고 포로가 되어 모든 민족들에게 끌려갈 것이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다른 민족들의 시대가 다 찰 때까지
그들에게 짓밟힐 것이다.
25 그리고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고,
땅에서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것이다.
26 사람들은 세상에 닥쳐오는 것들에 대한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것이다.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27 그때에 ‘사람의 아들이’권능과 큰 영광을 떨치며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사람들이 볼 것이다.
28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의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은 다분히 묵시문학적 느낌이 가득합니다. 신약 성경이 쓰여질 시대 묵시주의는 만연했습니다. 세상이 끝장날 것 같은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는 사람들의 희망과 결심을 모조리 망가뜨리고, 살아 내는 일이 다만 악하고 추하고 죄스러운 일일 뿐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루카 복음은 그러한 절망 속에 희망을 노래합니다. 우리의 속량이 가까웠다고 허리를 펴라고 합니다. 세상이 힘들어도 우리가 희망을 간직할 수 있는 건, 희망이 느껴지고 행복과 성공이 성취될 가능성 때문이 아닙니다. 힘든 가운데 예수님이 함께하시고, 예수님과 더불어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우리 곁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의 믿음은 친교의 믿음입니다. 세상이 비극일 때, 희극이 되는 달콤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게 그리스도교가 아니라 비극 한가운데, 너 혼자 있지 않다고 가까이 다가가 어깨를 감싸안는 것이 그리스도교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이 바로 우리 신앙의 핵심이자 정점입니다. 사람의 자리에서 사람으로 서로 믿고 의지하고 보듬어 주는 일, 그게 우리의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