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대림 제4주일
오늘의 전례
오늘은 대림 제4주일입니다. 이스라엘의 목자이신 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보잘것없는 이들 가운데서 당신의 종 마리아를 선택하시어 주님의 거처로 삼으셨습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보여 주신 주님의 순종과 섬김을 우리도 배워, 언제나 주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릅시다. 주님께서 이루신 구원을 성모님과 함께 기뻐하며 영원한 찬미의 노래를 부릅시다.
입당송
이사 45,8
하늘아, 위에서 이슬을 내려라. 구름아, 의로움을 뿌려라. 땅은 열려 구원이 피어나게 하여라.
본기도
주님, 천사의 아룀으로 성자께서 사람이 되심을 알았으니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할 것입니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7,10-14
그 무렵 10 주님께서 아하즈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
저 저승 깊은 곳에 있는 것이든,
저 위 높은 곳에 있는 것이든 아무것이나 청하여라.”
12 아하즈가 대답하였다.
“저는 청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시험하지 않으렵니다.”
13 그러자 이사야가 말하였다.
“다윗 왕실은 잘 들으십시오!
여러분은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여
나의 하느님까지 성가시게 하려 합니까?
14 그러므로 주님께서 몸소 여러분에게 표징을 주실 것입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24(23),1-2.3-4ㄱㄴ.5-6(◎ 7ㄷ과 10ㄷ 참조)
◎ 주님이 들어가신다. 영광의 임금님이시다.
○ 주님의 것이라네, 온 땅과 그 안에 가득 찬 것들, 온 누리와 그 안에 사는 것들. 그분이 물 위에 세우시고, 강 위에 굳히셨네. ◎
○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 ◎
○ 그는 주님께 복을 받으리라. 구원의 하느님께 의로움을 얻으리라. 이들이 야곱이라네. 그분을 찾는 세대, 그분 얼굴을 찾는 세대라네. ◎
제2독서
<예수 그리스도는 다윗의 후손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시작입니다.1,1-7
1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으로서 사도로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의 복음을 위하여 선택을 받은 바오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2 이 복음은 하느님께서 당신의 예언자들을 통하여
미리 성경에 약속해 놓으신 것으로,
3 당신 아드님에 관한 말씀입니다.
그분께서는 육으로는 다윗의 후손으로 태어나셨고,
4 거룩한 영으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어,
힘을 지니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확인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5 우리는 바로 그분을 통하여 사도직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이는 그분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민족들에게 믿음의 순종을 일깨우려는 것입니다.
6 여러분도 그들 가운데에서 부르심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7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로서
하느님께 사랑받는 로마의 모든 신자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마태 1,23
◎ 알렐루야.
○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시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18-24
18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19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20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21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22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곧 23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24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탄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전하면서, 요셉의 믿음과 순종을 보여 주는 이야기입니다. 요셉은 약혼한 마리아가 아이를 잉태했다는 소식을 듣고 깊은 혼란에 빠집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배신감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율법에서는 여성이 약혼자가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돌을 던져 죽였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를 사랑했던 요셉은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파혼하기로, 그래서 마리아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우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뜻을 전해 듣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길, 합리적인 판단, 세상의 상식에 따라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때때로 우리의 계산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하시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길에서 구원의 문을 여십니다.
우리의 삶에도 요셉과 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계획이 무너지고, 설명되지 않는 일이 닥치며, 하느님이 멀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혼란의 순간에도 하느님께서는 이미 우리를 위한 일을 시작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요셉처럼 두려워하지 말고 그저 하느님을 믿는 것뿐입니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희망이신 주님,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는 교회를 복음의 기쁨으로 충만하게 하시어, 세상 사람들이 삶의 기쁨과 희망을 교회에서 찾아 교회로 모여 오게 하소서.
2. 정치인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참된 통치자이신 주님, 좋은 사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는 정치인들을 돌보아 주시어, 참사랑과 주님의 정의를 굳게 믿으며 불의에 용감히 맞설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3.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위로자이신 주님, 경제적 가난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굽어살피시어, 건강을 지켜 주시고 마음을 위로해 주시며, 복음 말씀이 그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4. 가정 공동체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평화의 샘이신 주님, 성탄의 기쁜 소식을 기다리는 모든 가정에 강복하시어, 함께하지 못하는 가족도 기억하며 소중함을 되새기고, 주님의 거룩한 탄생 안에서 하나 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성령의 힘으로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성자를 잉태하게 하셨으니 제대 위의 이 예물도 성령의 힘으로 거룩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대림 감사송 2 :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두 가지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모든 예언자는 그리스도께서 오실 것을 미리 알려 주었고 동정 성모님께서는 극진한 사랑으로 그분을 품어 주셨으며 요한은 오실 분을 미리 알려 주고 이미 와 계신 그분을 가리켜 주었나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저희가 깨어 기도하고 기쁘게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성탄 축제를 준비하고 기다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이사 7,14 참조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오래전 구약에서 선포된 예언의 말씀이 마리아와 요셉에게서 실현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우리 한가운데에 하느님께서 계십니다. 우리가 드리는 이 미사도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순간이며, 우리가 모신 성체도 하느님께서 함께 계시다는 표징입니다.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시며 우리 곁에 머무르시는 주님을 찬미합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영원한 구원의 보증인 성체를 받아 모시고 비오니 구원의 축제일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경건한 마음으로 주님 성탄의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도록 도와주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나이다.
오늘의 묵상
성탄이 가까워지는 이 시기의 독서는 하느님께서 구세주의 오심을 얼마나 꼼꼼하고 철저하게 준비하시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구약 시대부터 예언자들을 통하여 예고된 구세주의 탄생은 하느님께서 개입하시어 나이가 많은 부부에게서 태어난 세례자 요한과, 고유한 역할로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마리아와 요셉을 통하여 직접 준비됩니다.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나의 표징을 선포하는데, 이는 하느님께서 가난과 겸손과 단순함으로 당신을 믿는 작은 이들에게 주신 표징입니다. 이들은 특정한 민족이나 특권 계층이 아닌 믿음으로 이루어진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이제 “모든 민족들”(로마 1,5)을 위한 메시아로 오십니다.
그런데 구원은 오로지 하느님의 주도권에만 달려 있고 인간은 그저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는 인간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오늘 말씀의 중심에는 바로 그 구원 계획의 실현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요셉 성인이 있습니다. 천사는 요셉에게 하느님의 계획을 알립니다. 요셉은 순종과 침묵 속에서 이루어진 식별을 통하여 하느님 아드님의 지상 아버지로서 자신의 사명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게 요셉도 마리아처럼 대림의 길을 걸으며 거룩한 자기 아들에 대한 신앙을 고백합니다.
요셉을 통하여, 일상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과 그분의 계획에 협력하는 순종을, 또한 우리와 함께 머무시고자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를 관상하는 믿음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국춘심 방그라시아 수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