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입당송
이사 9,1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치네.
본기도
온 인류를 비추시는 하느님, 하느님의 백성이 한결같은 평화를 누리게 하시고 저희 조상의 정신을 밝히시던 그 빛으로 저희 마음도 비추어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십니다.>
▥ 요한 1서의 말씀입니다.4,11-18
11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12 지금까지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시고 그분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됩니다.
13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당신의 영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사실로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께서 우리 안에 머무르신다는 것을 압니다.
14 그리고 우리는 아버지께서 아드님을 세상의 구원자로
보내신 것을 보았고 또 증언합니다.
15 누구든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고백하면,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시고 그 사람도 하느님 안에 머무릅니다.
16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게 되었고 또 믿게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무르고
하느님께서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르십니다.
17 사랑이 우리에게서 완성되었다는 것은,
우리도 이 세상에서 그분처럼 살고 있기에
우리가 심판 날에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납니다.
18 사랑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쫓아냅니다.
두려움은 벌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아직 자기의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72(71),1-2.10-11.12-13(◎ 11 참조)
◎ 주님, 세상 모든 민족들이 당신을 경배하리이다.
○ 하느님, 당신의 공정을 임금에게, 당신의 정의를 임금의 아들에게 베푸소서. 그가 당신 백성을 정의로, 가련한 이들을 공정으로 다스리게 하소서. ◎
○ 타르시스와 섬나라 임금들이 예물을 가져오고, 세바와 스바의 임금들이 조공을 바치게 하소서. 모든 임금들이 그에게 경배하고, 모든 민족들이 그를 섬기게 하소서. ◎
○ 그는 하소연하는 불쌍한 이를, 도와줄 사람 없는 가련한 이를 구원하나이다. 약한 이, 불쌍한 이에게 동정을 베풀고, 불쌍한 이들의 목숨을 살려 주나이다. ◎
복음 환호송
1티모 3,16 참조
◎ 알렐루야.
○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신 그리스도님, 영광받으소서. 온 세상이 믿게 된 그리스도님, 영광받으소서.
◎ 알렐루야.
복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았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45-52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45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46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47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48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4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50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51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52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맞바람이 몰아치는 호수 위를 걷는 장면은 인간의 이성으로는 자연스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일을 ‘기적’이라 부르며 신기함의 언어로 묶어 버리곤 한다. 그러나 복음은 기적을 단지 초월적 능력의 진열로 소개하지 않는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마음이 완고해졌다.” 신기한 것을 보고도 마음이 굳어지는 이유는, 정작 그 기적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바라보지 않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사건을 보았지만, 사건이 향하던 예수님의 정체성에는 더디게 다가갔다.
기적의 목적은 ‘설명되지 않음’이 아니라, 예수님이 참된 하느님이심을 드러내는 표징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그 일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이다. 기적은 하느님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다. 하느님의 현존은 기적을 넘어 우리 삶 전체에 새겨져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게 기적의 연속이다.
예물 기도
하느님, 저희에게 참된 믿음과 평화를 주셨으니 저희가 예물을 바쳐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을 합당히 공경하고 거룩한 제사에 참여하여 온 마음으로 이 신비와 하나 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 공현 감사송 : 인류의 빛이신 그리스도>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오늘 그리스도를 통하여 저희 구원의 신비를 밝혀 주시고 그분을 인류의 빛으로 드러내 주셨나이다.
또한 그리스도를 죽음의 운명을 지닌 인간으로 나타나게 하시어 그분께서 지니신 불사불멸의 힘으로 저희에게 새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1요한 1,2 참조
생명이 나타나셨네. 아버지와 함께 계시다가 우리에게 나타나셨네.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주님의 백성을 온갖 은혜로 다스리시니 오늘도 내일도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가 덧없는 현세에서도 위안을 받고 영원한 세상을 향하여 더욱 힘차게 나아가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우리는 이상과 현실이 달라서 괴로워합니다. 누구나 선하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지만, 현실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삶은 하루하루가 경쟁이고, 그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압박 속에 살아가는 이가 많을 것입니다. 이런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무엇을 위하여 용기를 내야 할지조차 가늠할 수 없어, 때로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마르 6,50).
이는 삶의 풍랑 속에 우리를 버려두시지 않고 그 안에서 우리와 함께하시는 주님의 자비와 사랑을 표현하신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삶의 현장에 함께 계시며, 우리가 두려움 가운데 있을 때 손을 내밀어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님께서 내미시는 그 손을 붙잡을 용기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바라보지 않고 외면한다면, 우리 마음이 완고해져 주님의 손을 잡을 용기조차 낼 수 없다면, 우리는 그렇게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용기 내어 주님의 손을 잡읍시다. 때로는 멈추어 서서 뒤를 돌아보아도 괜찮습니다. 멈춤이 뒤처짐은 아닙니다. 마음을 열어 당당히 주님의 손을 잡고 주님과 함께 사랑의 길로 나아갑시다.
(이철구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