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연중 제2주일(일치 주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년)는 ‘일치 운동에 관한 교령’을 통하여, 가톨릭 신자들에게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더불어 일치를 위하여 기도하고 노력할 것을 권장하였다. 이러한 뜻에 따라 교회는 해마다 1월 18일부터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인 25일까지를 ‘일치 주간’으로 정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간구하는 공동 기도를 바치고 있다.
오늘의 전례
연중 제2주일인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보고 그분을 증언하는 장면을 전해 줍니다. 요한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구세주이십니다. 우리는 구원의 부르심을 받은 사람답게 합당한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이 미사에 참여합시다.
입당송
시편 66(65),4 참조
하느님, 온 세상이 당신 앞에 엎드려 당신을 노래하게 하소서. 지극히 높으신 분, 당신 이름을 노래하게 하소서.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하늘과 땅을 다스리시니 저희 기도를 인자로이 들으시어 이 시대에 하느님의 평화를 주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제1독서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49,3.5-6
주님께서 3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5 이제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분께서는 야곱을 당신께 돌아오게 하시고
이스라엘이 당신께 모여들게 하시려고
나를 모태에서부터 당신 종으로 빚어 만드셨다.
나는 주님의 눈에 소중하게 여겨졌고 나의 하느님께서 나의 힘이 되어 주셨다.
6 그분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나의 종이 되어 야곱의 지파들을 다시 일으키고
이스라엘의 생존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나의 구원이 땅끝까지 다다르도록 나는 너를 민족들의 빛으로 세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40(39),2ㄱㄴ과 4ㄱㄴ.7-8ㄱㄴ.8ㄷ-9.10(◎ 8ㄴ과 9ㄱ)
◎ 주님, 보소서, 당신 뜻을 이루려 제가 왔나이다.
○ 주님께 바라고 또 바랐더니 나를 굽어보셨네. 새로운 노래, 하느님께 드리는 찬양을 내 입에 담아 주셨네. ◎
○ 당신은 희생과 제물을 즐기지 않으시고, 도리어 저의 귀를 열어 주셨나이다. 번제물과 속죄 제물을 바라지 않으셨나이다. 제가 아뢰었나이다. “보소서, 제가 왔나이다.” ◎
○ 두루마리에 저의 일이 적혀 있나이다. 주 하느님, 저는 당신 뜻 즐겨 이루나이다. 당신 가르침 제 가슴속에 새겨져 있나이다. ◎
○ 저는 큰 모임에서 정의를 선포하나이다. 보소서, 제 입술 다물지 않음을. 주님, 당신은 아시나이다. ◎
제2독서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시작입니다.1,1-3
1 하느님의 뜻에 따라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바오로와 소스테네스 형제가
2 코린토에 있는 하느님의 교회에 인사합니다.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거룩하게 되어
다른 신자들이 사는 곳이든 우리가 사는 곳이든 어디에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들과 함께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3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요한 1,14.12 참조
◎ 알렐루야.
○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네. 그분은 당신을 받아들이는 모든 이를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네.
◎ 알렐루야.
복음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9-34
그때에 29 요한은 예수님께서 자기 쪽으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30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 하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31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준 것은,
저분께서 이스라엘에 알려지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32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33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그분께서 나에게 일러 주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34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세례자 요한의 이 증언은 초대교회의 신앙고백입니다.(1코린 5,7; 1요한 2,2 참조)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죄에서 해방시키고자 스스로 죄를 짊어지고 죽음으로써 속죄한 그리스도이자 새로운 계약의 파스카 양이라고 초대교회는 믿었습니다. 이렇게 믿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의 삶을 보고 듣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고달픈 삶에 연민하셨습니다. 과부의 아들을 살려 주시고 밤을 지새우며 병자들에게 치유를 선물하셨습니다. 멸시 받았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다가가 말도 건네시고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허기를 배부름으로 바꾸셨습니다. 당신의 삶을 통해 하늘 나라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이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에서 해방됩니다. 무죄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하며 일치와 친교를 나눔으로써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1요한 3,5-8 참조)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이면서 오늘의 우리에게 건네시는 바람입니다.
미사 때 성체를 모시기 전에 사제와 신자 모두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라고 분명한 목소리로 고백합니다. 예수님의 삶을 읽고 듣고 마음에 새기며 실천하고자 노력하다 보면 우리의 신앙고백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니라 아름다운 증언이 됩니다.
보편지향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일치의 주님,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을 시작하는 교회를 살피시어, 한 분이신 하느님을 믿는 이들이 진리 안에서 하나 되고 세상 구원을 위하여 힘을 모으게 하소서.
2. 우리나라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창조의 주님, 기후 위기 속에 갖가지 재해를 겪고 있는 이 나라를 살피시어, 지구 환경의 변화에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3. 냉담 교우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자비하신 주님, 냉담 교우들을 보살펴 주시어, 그들이 주님께서 늘 함께하심을 느끼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의 풍요로움을 다시 발견할 수 있게 하소서.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이웃하여 지내는 저희 지역의 모든 이를 이끌어 주시어,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찾아 도움을 주며 사랑과 희망을 전하게 하소서.
예물 기도
주님, 그리스도의 희생을 기념하여 이 제사를 드릴 때마다 저희에게 구원이 이루어지오니 이 거룩한 신비를 정성껏 거행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감사송
<연중 주일 감사송 1 : 파스카 신비와 하느님 백성>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저희는 죄와 죽음에서 벗어나 선택된 겨레, 임금의 사제단, 거룩한 민족, 하느님의 백성이 되었고 저희를 어둠에서 놀라운 빛으로 부르신 주님의 권능을 온 세상에 전하게 되었나이다.
이는 파스카의 신비로 이루어진 주님의 위대한 업적이옵니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23(22),5 참조
주님이 제게 상을 차려 주시니, 제 술잔 넘치도록 가득하옵니다.
<또는>
1요한 4,16
하느님이 우리에게 베푸시는 사랑을 우리는 알고 또 믿게 되었네.
영성체 후 묵상
이 추운 계절에 자칫하면 우리는 자기만을 돌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외롭고 가난한 이가 추위에 떨며 그들의 마음이 절망으로 굳어 가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사랑의 온기로 녹이고 이웃의 아픔과 상처를 달래고 싸매어 주는 삶이야말로, 어린양의 희생으로 말미암아 구원의 삶에 초대받은 우리 신앙인에게 합당한 몫일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천상 양식을 함께 나누고 비오니 사랑의 성령을 부어 주시어 그 사랑으로 한마음이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께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이시라고 증언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직접 보고 들은 것에서 비롯된 참된 고백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을 때,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그분 위에 내려오셨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례성사를 통하여 새 생명을 얻고 다시 태어납니다. 그때 우리는 물로 세례를 받습니다. 따라서 ‘물’은 우리 믿는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 가운데 물을 붓는 이 예식은, 물이 모든 것을 깨끗하게 씻어 내는 ‘정화’를 상징함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이로써 죄에서 벗어나고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성령으로 말미암아 공생활을 시작하셨듯이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도 세상 속에서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주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공생활에서 보여 주신 수많은 행위와 기적을 되새기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자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이철구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