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복음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1-9
그때에 1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2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3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5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6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7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8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9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우리 몸에서 가장 보드랍고 연약한 살결은 마음의 살결입니다. 혹시나 무시당하지는 않을까, 혹시나 소외되지는 않을까 내 마음의 보호막을 여러 겹 덧씌웁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무것도 몸에 지니지 마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도통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마치 내 마음을 감싼 보호막들, 곧 나의 “가면”을 모두 벗어 던지란 말씀처럼 들립니다.
수도자들은 주님 앞에 “청빈”을 서약합니다. 물질적 가난에 대한 서약입니다만, 하느님 앞에서 가면을 쓰지 않겠다, 진실한 모습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겠다는 약속이기도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으로 하느님과 나 자신 앞에 설 때, 또 부족한 모습 그대로 이웃 앞에 설 때, 성령은 당신의 카리스마를 드러내시고 깊은 평화를 체험하게 해 주십니다. 사실 내 마음의 그 어떤 보호막도 성령보다 나를 잘 보호하지 못하고, 나의 그 어떤 능력도 성령의 카리스마보다 뛰어나지 못하며, 나의 그 어떤 가면도 성령 안에 머무는 것만큼의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솔직한 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기를, 나의 진실한 연약함 안에서 성령이 활동하실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기를, 성령이 주시는 평화가 내 삶의 자리에서 은은하게 퍼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