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입당송
시편 90(89),1.2 참조
주님, 당신은 대대로 저희 안식처가 되셨나이다. 당신은 영원에서 영원까지 계시나이다.
본기도
주님, 주님의 가족인 저희를 굽어보시어 저희가 육신의 절제로 자신을 이겨 내고 저희 마음이 언제나 주님을 바라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나의 말은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리라.>
▥ 이사야서의 말씀입니다.55,10-11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0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11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34(33),4-5.6-7.16-17.18-19(◎ 18ㄴ 참조)
◎ 하느님은 의인들을 모든 곤경에서 구해 주셨네.
○ 나와 함께 주님을 칭송하여라. 우리 모두 그 이름 높이 기리자. 주님을 찾았더니 응답하시고, 온갖 두려움에서 나를 구하셨네. ◎
○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가련한 이 부르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원해 주셨네. ◎
○ 주님의 눈은 의인들을 굽어보시고, 그분의 귀는 그 부르짖음 들으신다. 주님의 얼굴은 악행을 일삼는 자들에게 맞서, 그들의 기억을 세상에서 지우려 하시네. ◎
○ 의인들이 울부짖자 주님이 들으시어, 그 모든 곤경에서 구해 주셨네. 주님은 마음이 부서진 이를 가까이하시고, 영혼이 짓밟힌 이를 구원해 주신다. ◎
복음 환호송
마태 4,4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
(◎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복음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7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8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
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드러내시며
10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11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12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도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
13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저희를 악에서 구하소서.’
14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15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예수님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죠. 예수님을 찾아오는 이유도 다양했습니다. 몸이 아파서, 마귀 들려서, 배가 고파서, 사람들에게 상처 받고 소외 받아서. 여러 이유로 찾아온 사람들은 예수님께 이것저것 바라는 게 많았겠죠. 자기의 기도를 들어 달라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찾아왔을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예수님도 많은 고민을 했겠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며 괴롭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분이 하신 것은 아버지의 뜻을 찾은 것입니다. 예수님 당신의 힘과 뜻이 아니라 당신을 보내신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이어서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청합니다. 용서하지도 용서를 받아 주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나아가 나 자신마저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용서하게 해 달라고, 용서를 받아 줄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십니다. 이렇게 빈말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생각하며 기도하는 것이 예수님의 기도였습니다. 우리의 뜻과 아버지의 뜻이 만날 수 있는 기도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예물 기도
전능하신 창조주 하느님, 저희에게 너그러이 베푸신 선물을 다시 하느님께 봉헌하오니 이 제물을 자비로이 받으시고 현세의 삶에서 저희를 돌보시어 저희가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사순 감사송 1 : 사순 시기의 영성적 의미>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신자들이 더욱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해마다 깨끗하고 기쁜 마음으로 파스카 축제를 맞이하게 하셨으며 새 생명을 주는 구원의 신비에 자주 참여하여 은총을 가득히 받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저희도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시편 4,2 참조
저를 의롭다 하시는 하느님, 제가 부르짖을 때 응답하소서. 곤경에서 저를 구해 내셨으니, 주님, 자비를 베푸시어 제 기도를 들으소서.
영성체 후 묵상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저희가 받아 모신 이 성체로 현세의 욕망을 억제하며 천상 것을 사랑하게 하소서. 우리 주 …….
백성의 기도
<자유로이 바칠 수 있다.>
하느님, 하느님의 강복으로 믿는 이들을 굳세게 하시고 슬픔에는 위로를 고통에는 인내를 주시며 위험할 때에는 보호하여 주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일상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요즈음은 누구나 휴대 전화를 들고 다닙니다. 그러면서 내가 필요할 때 바로 연락하고, 상대도 바로 응답하기를 기대하지요.
그러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휴대 전화처럼 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가 기도를 드릴 때마다 곧바로 응답해 주시지는 않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하느님께서도 기도를 골라서 받으시는 걸까?’ 하고 서운해질 때도 있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도는 어쩌면 ‘삐삐’, 오래전에 있었던 무선 호출기와 더 닮았는지도 모르겠다고요. 삐삐는 문자 대신 숫자로만 마음을 전하던 기계였지요. 이쪽에서 먼저 메시지를 남기고 나면, 상대의 응답을 진득하게 기다려야 하였습니다. 물론 때때로 ‘8282’처럼 ‘빨리빨리’라는 뜻을 담은 숫자를 덧붙이기도 하였지만, 그 시절 그 기다림 안에서 마음이 더 깊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일까요. 한편으로는 기도가 오히려 삐삐보다도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편지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순간의 감정에 따라 급히 거는 전화가 아닌, 한 자 한 자 눌러써 내려가는 마음을 다한 편지 말입니다. 편지를 부친 뒤에는 설렘으로 답장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우리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사순 시기를 지나는 지금, 우리의 기도도 이와 같으면 좋겠습니다. 정성을 다하여 기도를 드리되, 응답이 없다고 조급해하지 않고, 오히려 설레어 하면서 기다릴 줄 아는 그런 기도 말입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8).
(진슬기 토마스 데 아퀴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