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부활 제5주간 토요일
복음
<너희는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5,18-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19 너희가 세상에 속한다면
세상은 너희를 자기 사람으로 사랑할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
20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고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을 기억하여라.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고,
내 말을 지켰으면 너희 말도 지킬 것이다.
21 그러나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
그들이 나를 보내신 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 묵상
신앙인으로서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이 때로는 나를 미움의 대상이 되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랑이라거나 기도에 대한 말을 꺼내는 것이 나를 굉장히 피곤한 사람처럼 여겨지게 하고, 급기야는 당신만 신자냐고, 왜 혼자 깨어 있는 척이냐고 짜증을 내는 사람까지 생깁니다. 그럴 때면 생각합니다. 정말로 내가 잘못인가? 아는 대로 믿는 대로 말했을 뿐인데. 차라리 믿음이 없었더라면 이렇게 괴리감이 들지는 않았을 텐데… 작아져만 가는 마음 앞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 오늘 이 말씀이 상처에 붙여 주시는 반창고처럼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이라는 말씀을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봅니다. 거창한 박해가 아니라 작은 조롱과 오해, 눈에 보이지 않는 거리 두기, “너만 유난이야”라는 말로 밀어내는 순간들, 예수님은 그 시간들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주님이 이미 그 길을 걸으셨고, 제자도 같은 오해를 통과하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알려 주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미움을 받지 않기 위해 복음을 접는 사람이 아니라, 미움 속에서도 복음을 더 낮고 더 맑게 지키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미움 앞에서, 세상의 오해가 주는 피로감 앞에서, 복음을 숨기지 않는 우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